[OSEN=브래든턴, 김형태 특파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신입 해적' 김병현(29)이 마침내 시범경기 마운드에 섰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입단 후 15일 만에 정식 투구를 했다. 김병현은 지난 5일과 8일 시뮬레이션게임을 소화했지만 정식 경기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다. 김병현은 11일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매케니필드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그레이프프루트리그 홈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기록은 1이닝 1탈삼진 1피안타 1실점. 전체적으로 무난한 투구였다. 내셔널리그 최고의 거포 라이언 하워드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3타자를 내리 잡아냈다. 이날 김병현이 던진 공은 모두 13개.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8개였으며 삼진을 제외한 아웃카운트 2개는 땅볼로 잡았다. 김병현은 피츠버그가 5-2로 리드한 6회초 선발 이언 스넬, 타이 토벤하임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 라이브피칭 당시 "피칭감각이 부족하지만 경기를 치러가면서 부딛쳐보겠다"고 한 김병현은 선두 하워드에게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파워 넘치는 하워드는 김병현의 초구 직구를 가볍게 밀어 어렵지 않게 좌측 펜스를 넘겼다. 첫 투구가 홈런으로 연결되자 김병현은 정신이 번쩍 든 듯 이후 진가를 과시했다. 2회 솔로홈런을 쳐낸 팻 버렐을 볼카운트 2-2에서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버렐의 타구는 빗맞아 힘없이 유격수 잭 윌슨 쪽으로 굴러갔고, 윌슨은 어렵지 않게 타구를 처리했다. 또 다른 좌타자 제프 젠킨스를 상대로 김병현은 시원한 삼진을 빼앗았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구사한 6구째 안쪽 슬라이더에 젠킨스는 어정쩡한 체크스윙으로 물러섰다. 후속 페드로 펠리스는 공 2개로 쉽게 처리했다. 초구 안쪽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에 역시 유격수 땅볼로 손쉽게 잡아냈다. 피츠버그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김병현은 7회부터 교체돼 투구를 끝냈다. 경기는 초반부터 활발한 타격을 선보인 피츠버그가 8-5로 승리했다. 팀승리의 징검다리를 이은 김병현에겐 홀드가 주어졌다. 선발 스넬은 4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해 시범경기 첫 등을 챙겼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