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시범경기 스타'에서 벗어날까
OSEN 기자
발행 2008.03.11 08: 09

[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범경기의 계절이다. 이맘 때 프로야구는 언제나 희망의 싹들이 피어난다. 신인들이나 만년 유망주 그리고 무명 선수들은 시범경기에서 기회의 문을 두드린다. 특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2군이나 시범경기에서는 맹활약하다가도 정작 1군 경기에서는 죽을 쑤는 선수들이 많다. 한화 3년차 외야수 김태완(24)도 그 중 하나였다. 김태완은 지난 8~9일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8일 경기에서는 4타수 4안타를 터뜨렸고, 9일 경기에서도 1타수 무안타였지만 대신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두 번이나 출루했다. 메이저리그 89승 투수 호세 리마로부터 안타 2개를 뽑아냈고, 9일 경기에서는 6회말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해 연경흠의 3루타 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도 기록했다. 올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2차 8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뒤 성균관대를 거쳐 2006년 계약금 1억1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김태완은 입단 첫 해 2군에서 10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3홈런·7타점으로 활약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시범경기 홈런·타점 1위에 올랐고, 장타율도 무려 0.864였다. 안타 7개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3개일 정도로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작 정규경기에서는 부진했다. 시즌 첫 14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전반기 동안 타율 1할8푼9리·1홈런·4타점으로 실망을 안겼다. 시즌 막판 어느 정도 적응된 모습을 보이며 타율 2할4푼5리·4홈런·12타점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시즌 전 기대치에 비하면 아쉬움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김태완을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에서나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시켰을 정도로 믿고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완은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꿨다. 1루수가 원래 포지션이었지만, 김태균이라는 높은 산 때문에 출장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웠다. 지명타자 또는 외야수로 기용될 폭이 넓어졌다. 김인식 감독은 “김태완이는 시범경기 때만 잘한다. 시범경기에만 잘하면 뭐하는가”라고 말하면서도 “스윙이 많이 작고 간결해졌다”고 내심 기대를 표했다. 김 감독은 김태완의 외야 수비에는 의문을 표했지만 타격에서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과연 김태완이 '시범경기 깜짝 스타'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정규경기에서도 스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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