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촉망받는 투수에서 타자로 성공적인 전업에 성공한 릭 앤킬(29)이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중심 타자로 우뚝 설 전망이다. 토니 라루사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와의 인터뷰에서 앤킬을 올 시즌 4번타자로 내세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세의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 세인트루이스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평가받은 앤킬은 그러나 원인 모르는 제구력 난조로 고생하다 2004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이후 3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타자로 전향한 그는 지난 시즌 중반 빅리그에 깜짝 복귀, 47경기 동안 타율 2할8푼5리 11홈런 39타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런 그를 라루사는 올 시즌 당장 팀의 '클린업 히터'로 쓰겠다는 복안이다. 라루사는 라인업에서 가장 어려운 타순이 4번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타자 경험이 일천한 앤킬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 원래 4번감으로 지목했던 트로이 글로스가 4번타자로 나섰을 때 통산 타율이 2할3푼8리에 불과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글로스는 지난해에도 4번 타순에서 2할2푼9리를 기록하는 데 그쳐 '4번감은 아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앤킬을 4번에 기용하되 글로스를 5번으로 내린다는 게 라루사의 구상이다. 붙박이 3번 앨버트 푸홀스(우)-앤킬(좌)-글로스(우)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타순을 구성할 수 있는 점도 라루사가 앤킬을 4번으로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다. 라루사는 "전통적인 라인업을 짜는게 정상이겠지만 적임자가 있다면 때로는 예외를 둘 수 있다"며 "앤킬은 어떤 타순에서도 제 몫을 해줄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거 성장호르몬(HGH) 사용 사실이 드러나 지난 시즌 후반 곤욕을 치른 앤킬은 올 시범 9경기 동안 타율 3할7푼9리 1홈런 1타점으로 다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