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과연 성공할까. 90년대 중반 LA 다저스' 인터내셔널 로테이션'을 이끈 두 주역이 12년 만에 나란히 선발 복귀를 노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메이저리그에 '아시아 열풍'을 이끈 박찬호(35.LA 다저스)와 노모 히데오(40.캔자스시티 로열스). 94년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박찬호에 이어 1년 뒤인 노모는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년간 마이너리그 수련을 거쳐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선 96년부터 이들은 팀동료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다저스 투수 11명 가운데 지금까지 빅리그 복귀를 노리는 선수는 이들 2명 뿐이다. 라몬 마르티네스, 페드로 아스타시오(이상 도미니카), 이스마엘 발데스(멕시코) 톰 캔디오티(미국)는 이미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박찬호의 입단 동기 대런 드라이포트 등 불펜투수들도 하나같이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졌다. 한국과 일본 출신 두 베테랑 투수만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풀시즌을 팀메이트로 보낸지 12년 후인 현재 이들의 처지는 같다. 마이너리그 계약에 메이저리그 캠프 초청선수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지만 각각 다저스와 캔자스시티의 5선발을 노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시작 당시의 전망도 밝지 못했다. 무수한 경쟁자들을 제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언론은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 도전에 나서고, 노모는 중간계투 야부타 야스히코의 적응을 도와주는 역할'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시작하면서 이들의 위상은 치솟고 있다. 박찬호가 11일 볼티모어전 3이닝 퍼펙트 투구 등 3경기 7이닝 무실점으로 순항하자 LA타임스, MLB.com, LA데일리뉴스 등은 일제히 박찬호의 활약상을 주요 뉴스로 처리했다. '또 하나의 존재(One of Them)에서 주목받는 후보로 포인트가 바뀌었다. 노모 역시 힘을 내고 있다. 박찬호와 같은 날 등판한 노모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3이닝 2실점했지만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시범 3경기(8이닝)을 치른 노모의 성적은 1승 방어율 2.25. 선발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캔자스시티 지역 언론도 노모를 주목하고 있다. 박찬호와 노모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에스테반 로아이사와 제이슨 존슨을 물리쳐야 하는 박찬호는 여전히 긴장을 풀 수 없다. 노모도 다수의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평가는 시간이 지날 수록 좋아지고 있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분명히 박찬호는 5선발을 차지하기 위한 기회를 날리지 않았다"며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고, 트레이 힐만 캔자스시티 감독 또한 "나날이 나아지고 있는 노모의 투구에 편안함을 느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찬호와 노모는 최근 ESPN이 선정한 '캠프 초청 올스타'에서 선발로테이션의 원투펀치로 평가받았다. 다분히 과겨의 영화에 빗댄 선정이었지만 이제는 둘 다 실력으로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보통 인연이 아닌 이들이 동시에 소속팀의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하는 것은 양국 팬들의 한결같은 희망이다. 무수한 변수로 인해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예감은 좋다. 박찬호와 노모, 한국과 일본의 '상징'인 이들의 도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