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골잡이'들이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을 든든하게 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개막된 K리그 돌풍의 주역들이 고스란히 이름을 올린 대표팀이다.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게 될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을 앞둔 허 감독은 지난 11일 43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고 이번 주말 경기까지 살핀 뒤 상하이 원정에 나설 23명을 17일 확정할 예정이다. 칠레와 올 첫 A매치,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3차예선 1차전, 동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소화한 1기 허정무호 멤버들 상당수가 선발된 가운데 스타 플레이어들의 복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공격진이 가장 돋보인다. 대표팀 1기가 '패기'를 중시했다면 이번에는 '경험'이 가미됐다는 분석이다. 이름값을 중시하지 않는 허 감독도 일부 노장들의 감탄할 만한 활약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부산 아이파크로 팀을 옮긴 안정환(32)과 전북 현대에 입단한 조재진(27)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최고의 스타들이다. 안정환과 조재진은 K리그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직접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으나 나란히 팀 득점에 기여했다. 완전치 못한 컨디션 탓에 조재진의 활약은 안정환에 비해 다소 처져 아쉬움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가슴 속에 '비수'를 품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8월 16일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 이후 근 19개월 가까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한 안정환이 더욱 그러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내리 실패하고 결국 국내 무대로 유턴한 조재진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앞두고 1기 허정무호에 승선했지만 스트레스성 장염으로 인해 중도 하차한 바 있어 새로이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황선홍 부산 감독이나 최강희 전북 감독은 한결같이 자신들이 보유한 스타들을 칭찬하느라 여념이 없다. 황 감독은 "안정환이 확 바뀌었다. 감독이 뭘 원하는지 알고 뛰는 선수다. 몸 상태, 태도까지 최고의 모습을 가졌다. 100퍼센트 만족스럽다"는 의사를 전했다. 비록 개막전서 부산에 패했지만 최 감독의 기대도 황 감독 못지 않다. "아직 (조)재진이의 컨디션이 완벽하지는 않다"고 말한 최 감독은 "그러나 생각 외로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금세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로 동아시아 최강임을 입증한 허정무호다. 여기에 경험적 측면이 보강된다면 두 말할 나위없이 최고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안정환, 조재진의 대표팀 승선이 기다려지는 까닭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