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병동' 전남, 멜버른에 0-2 패
OSEN 기자
발행 2008.03.12 19: 32

역시 이 없이 잇몸만으로 이기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12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델트스라돔에서 열린 2008 AFC 챔피언스리그 G조 1차전에서 전남 드래곤즈가 전 후반 각각 한 골씩을 내줘 멜버른 빅토리 FC에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부상자가 많아 제 전력이 아닌 전남의 박항서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전남은 김치우와 고기구가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주장 곽태휘마저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반면 멜버른은 2006~2007 시즌 A리그 우승을 거머쥔 강팀이기에 만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박 감독은 부상 선수들의 빈 자리를 젊은 피로 최대한 메웠지만, 경험 부족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빈 틈이 결국 전남의 실점을 불렀다. 초반부터 상대의 공세에 시달린 전남은 전반 26분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했다. 측면에서 파고든 켐프의 돌파에 당황한 정인환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거친 태클을 했고, 주심은 단호히 휘슬을 불렀다. 판정은 페널티킥. '부상 투혼'을 발휘한 염동균이 몸을 날려봤지만, 머스캣이 찬 공은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남의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비록 오프사이드로 판정됐지만, 한 번의 침투패스에 뚫리며 올소프의 슈팅에 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반 36분과 38분에도 연이어 슈팅을 허용하며 수비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염동균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방적으로 밀리던 분위기가 바뀐 것은 후반부터였다. 전남은 김성재의 경고를 각오한 수비와 산드로와 시몬 투톱을 내세운 공격으로 전반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연결되는 패스와 중거리 슈팅은 전남이 대등한 경기를 풀어간다는 증거였다. 승부의 추가 기운 것은 후반 19분.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코너킥이 바가스의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되며 동점골을 노리던 전남을 침묵시켰다. 뒷공간을 파고든 바가스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수비진의 실책이었다. 이후 전남은 송정현과 이싸빅을 투입하는 등 반전을 노렸지만, 유일한 찬스였던 산드로의 슈팅이 불발로 끝나며 호주 원정을 패배로 마무리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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