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2, 요미우리)은 베이징 대회 최종예선을 통해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와 강흠덕, 한경진 트레이너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아이싱, 테이핑 해달라고 트레이너들을 가장 많이 괴롭힌 선수가 자신"이라고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진 이승엽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그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김 코치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부터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승엽에게 "한 번 믿고 해보자"며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숙소 내 피트니스 클럽에서 김 코치의 프로그램을 소화했던 이승엽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손목 통증이 말끔히 사라진 것을 느꼈다. 또 이승엽은 대만 입성 후 코 밑에 여드름처럼 빨갛게 피부가 터져 세수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으나 강 트레이너의 치료로 완쾌되었다. 특히 우리 히어로즈와 계약이 불발된 김 코치에게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이 들리길 바랐다. 김 코치는 현대는 물론 국내 야구계에서 최고의 트레이너로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트레이너로서는 드물게 코치로 승격됐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선수들로부터 대환영을 받고 있다. 꼼꼼하게 선수들을 살피고 재활선수 관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9, 피츠버그)도 김 코치로부터 도움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박노준 단장과 연봉 협상에서 지난해보다 2500만 원 깎인 4500만 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조건을 제시받는 바람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분들의 노력이 있기에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뛸 수 있다"며 트레이너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승엽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 혼자 운동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승엽은 "일본의 경우 2명의 트레이닝 코치가 1군 선수들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최종 예선전에서 이승엽이 불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었던 건 트레이너의 정성 어린 도움도 한 몫 했다. 이승엽이 고마움을 잊지 못하는 이유인 셈이다. what@osen.co.kr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왼쪽)를 따라 동료들과 함께 가볍게 러닝하고 있는 이승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