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어요". 김병현(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1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 7회말 등판, 1이닝 피칭 후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1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던진 데다 곧바로 불펜으로 이동해 공 15개를 더 던진 직후였다. 시범경기 2번째 등판. 2경기 연속 피홈런에 이날만 2개의 피홈런으로 블론세이브. 그러나 김병현은 개의치 않았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졌다. 직구 테스트에 주안점을 뒀다"며 자신 만의 공을 얼마나 던질 수 있는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소 힘든 경기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론 첫 등판 때보다 더 좋았다. 구위를 시험해보기 위해 주로 직구를 던졌는데, 볼끝이 나름대로 좋았다. 크게 불만은 없다. -홈런을 2개나 내주는 등 큰 것을 허용했다. 오늘 홈런 포함해 안타 4개를 맞았는데, 전부 직구를 던지다가 맞았다. 슬라이더 4∼5개, 체인지업 1개를 섞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직구만 승부했다. 내 구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삼진을 2개 잡았는데. 모건 엔스버그에게 빼앗은 첫 번째 삼진은 슬라이더였다. 채드 몰러를 잡은 두번째 삼진은 직구로 승부했다. 구위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마운드에서 내가 생각한 공을 던졌다. -상대 타자들이 볼을 잘 쳐낸 것인가. 타이밍의 문제다. 나는 마운드에서 "이 정도면 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타자가 생각한 타이밍과 맞아떨어진 것 같다. 구위나 제구의 문제라기 보다는 타자의 스윙 타이밍에 내가 결과적으로 맞혀준 셈이다. 다만 캠프 합류가 늦어지다 보니 시즌 때와 같은 구위에는 아직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그것만 빼면 다 괜찮았다. -오늘 최고 스피드가 90마일까지 찍혔다. 그래요? 어차피 스피드는 중요하지 않다. 공끝이 더 살아야 한다. 몸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다. 계속 던지면 더 나아질 것이다. -선발로 뛰다 중간계투로 바뀌어서 곤란한 점은. 선발로 뛸 때 몸이 늦게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이닝을 거듭해 가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가 없다. 감독이 호출하면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야 한다. 아무래도 불펜에서 대비하는 게 힘든 건 사실이다. 완벽하게 내 공을 던지려면 불펜 피칭을 좀 더 소화해야 한다. 지금은 맞아도 개의치 않고 내 공을 던지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