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불운' 김형일, "언젠가는 꼭 태극마크"
OSEN 기자
발행 2008.03.14 07: 49

“더 좋은 일이 생기려나봐요. 괜찮아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변함없이 밝은 목소리. 대전 시티즌의 중앙 수비수 김형일(24)은 여전히 긍정적인 생각으로 앞으로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생애 첫 태극마크의 기회를 눈앞에 뒀던 김형일이 갑작스레 찾아온 오른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대표팀 승선을 다음으로 미룰 처지에 놓였다. 지난 13일 김형일은 “팀 훈련을 할 때 좀 무리하게 뛰었더니 금세 탈이 났네요. 큰 부상은 아닌데 한 주 정도는 쉬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최근 부상을 입은 김형일은 김호 감독의 지시로 12일부터 훈련에 불참한 채 추홍식 팀 닥터와 함께 재활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말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개막전 출전은 불가능하다. 마음이 더 쓰라릴 터. 김형일은 얼마 전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북한전(26일, 중국 상하이)에 대비한 43명의 예비 엔트리에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으로 첫 대표팀 발탁 기회를 본의 아니게 미루게 됐다. 제주전 출전이 어려운 김형일은 19일 전북 현대와 컵대회 출전도 어렵다. 이르면 다음 주말 경기부터 투입이 가능할 전망. 이번 제주와 홈 개막전은 정해성 수석코치가 관전할 예정이지만 정작 대표 후보인 김형일은 출전할 수 없게 돼 점검받을 기회조차 놓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뽑혔다는 소식에 크게 기뻐했던 김형일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은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부상은 한 순간인데요, 금방 좋아진다고 하니까 또 기회가 찾아오겠죠”. 깐깐한 김호 감독조차도 허정무 대표팀 감독에게 직접 추천했을 정도로 김형일의 실력은 이미 인정받고 있다. 지난 시즌 수원 삼성 하태균에 밀려 신인왕을 타지 못했지만 팀 공헌도는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칠레와 친선경기,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3차예선 1차전, 동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구성된 허정무호 1기서 제외됐지만 이젠 코칭스태프가 직접 확인할 정도로 처지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 주말 수원과 K리그 개막전에서 김형일은 특유의 투지넘치는 플레이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초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상대 공격을 여러 차례 차단,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은 일단 어려울 전망이지만 김형일 본인은 언제라도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 오히려 시련 속에 다음을 기약하는 성숙함마저 보여주고 있다. “시련은 언제고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 정도 부상으로 도전을 포기할 제가 아니죠.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믿고, 조금씩 앞으로를 준비하겠습니다”. yoshike3@osen.co.kr 대전 시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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