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2군, 언제까지 떠돌이 생활?
OSEN 기자
발행 2008.03.14 08: 40

시간 부족으로 모든 일을 급하게 해결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이지만 선수들은 답답하다. 2군은 1군 보다 열악한 생활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신생구단 우리 히어로즈 2군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모태인 현대 유니콘스가 2군 숙소 및 연습구장, 그리고 2군리그 홈구장으로 활용했던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을 더 이상 쓰지 못하고 있다. 원당구장의 소유주인 하이닉스와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숙소와 연습구장을 비워야 했다.
원당구장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창단 후 미국과 일본 명문구단들의 시설을 참고해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60억 원을 들여 만든 실내 연습장 등을 갖춘 최고 시설이었다. 현대가 그동안 꾸준히 2군 기대주들을 키워내며 프로야구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소유주인 하이닉스가 현대 유니콘스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아무런 관련이 없는 히어로즈에는 원당구장을 비워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원당구장을 체육시설로 쓰지 않을 경우 비업무용 토지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히어로즈가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지만 시가 200억 원이 훨씬 넘는 땅으로 알려져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1군 시설 확보에 전력하고 있는 히어로즈가 매입하기에는 힘든 상황으로 임대료 협상을 잘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에 따라 히어로즈 2군은 당장 연습구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부평초같은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히어로즈 2군은 일단 원당구장 인근에 선수 숙소를 임시로 마련한 채 인하대 등 아마추어 팀들을 찾아다니면서 연습경기로 훈련을 대체하고 있다.
현재 2군에는 연봉 재계약을 맺지 못한 1군 주축인 포수 김동수, 1루수 이숭용, 투수 조용준 등이 함께 하며 ‘눈물 젖은 빵’을 씹고 있다. 연봉 미계약자는 시범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2군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히어로즈 2군은 미국 마이너리그 시스템처럼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수원구장에 둥지를 틀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청에서 돈을 들여 가면서 2군을 유치하기 힘들다는 뜻을 피력하는 한편 수원구장은 아마야구가 활용 계획을 잡고 있어 히어로즈 2군이 들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오갈 데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히어로즈 2군은 지난해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렸던 춘천구장을 2군 홈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구장인 춘천구장을 활용, 2군 리그를 치르면서 숙소도 춘천구장 인근에 새로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히어로즈 2군이 언제쯤 안정된 생활 속에 기량 향상에 힘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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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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