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IA 감독의 고졸루키 내야수 김선빈(19)에 대한 애정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수비력 공격력 모두 마음에 든다. 근성도 있다. 백업으로 쓰기가 아까울 정도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13일 두산과 광주 시범경기를 끝내고 김선빈에 대해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경기는 2-8로 대패했지만 김선빈의 활약이 오롯했다고 본 것이다. 이날 김선빈은 2루수로 선발 출전했고 9회는 유격수로 자리 이동했다. 여기에 9번타자로 4타수 2안타를 터트렸다. 안타 2개를 두산이 자랑하는 불펜투수들을 상대로 뽑았다. 7회는 임태훈을 상대로 우전안타, 9회는 정재훈을 상대로 다시 우전안타. 조범현 감독은 "김선빈은 적극적이고 게임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다. 시즌을 대비해 여러 가지 상황을 가상해서 기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 졌지만 김선빈의 활약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김선빈의 키는 164cm. 196cm인 최장신 최희섭과 32cm나 차이가 있다. 물론 8개 구단 선수 가운데 최단신이다. 그럼에도 화순고 시절 마무리 투수로 나서며 140km대의 볼을 뿌렸다. 작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작은 몸집 탓에 타구단의 외면을 받았지만 KIA가 수비력과 어깨를 믿고 2차 6순위로 지명했다. 김선빈은 가을캠프부터 조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타구를 잡아내는 글러브질과 민첩한 발놀림, 강한 어깨에서 뿌리는 빠르고 송구.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송구 동작을 좀 교정했더니 볼이 척척 정확하게 들어갔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방망이가 유난히 커보이지만 코스대로 볼을 때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타석에서 강한 근성도 보여주었다. 누구보다도 훈련에 열심이다. 미야자키 캠프가 끝나기도전에 개막 1군에 내정됐다. 고졸루키로는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기존 선수들에 대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그만큼 김선빈은 서서히 조범현 야구의 마스코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조범현 감독은 백업이지만 언제든지 선발 출전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로 두루 기용할 작정이다. 묻힐 뻔했던 '차돌멩이' 김선빈이 조범현 감독을 만나 성공의 길로 가는 기회를 잡았다.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