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2008년 3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극과 극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별로 최상위권 팀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 아스날, 맨유, 첼시, 리버풀 등 잉글랜드에서 출전한 4팀 모두가 진출했다. 특정 리그 클럽이 8강 중 4팀을 차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UEFA컵에서는 16강에 진출한 3팀 중 단 한 팀도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토튼햄과 에버튼은 각각 PSV 아인트호벤과 피오렌티나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볼튼 역시 스포르팅 리스본에 1무 1패로 패배하며 8강 진입에 실패했다. 잉글랜드팀이 UEFA컵에서 단 한 팀도 8강에 올라가지 못한 것은 지난 2001~2002 시즌 이후 6년 만이다. 일단 이 결과를 가지고 어느 리그가 강하다 약하다라고 평할 수는 없다.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8강 중 특정리그 4팀이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3팀이 올라간 경우는 많이 있다. 리그 랭킹별로 출전권을 할당한 1999~2000 시즌 이후 8강에 특정리그 3개 팀이 올라간 것은 모두 8차례였다. 스페인이 4차례, 이탈리아가 3차례, 잉글랜드가 1차례였다. 특히 2002~2003 시즌의 경우 16강전을 조별리그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8강에 이탈리아 3팀, 스페인 3팀이 진출하며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8강에 몇 팀이 진출했다는 것은 변수가 많은 토너먼트 경기 결과의 산물일 뿐이지 특정 리그가 강하다라고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EPL의 '빈익빈 부익부' 심화 그러나 양 대회에서 프리미어리그가 거둔 결과가 현재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는 할 수 있다. 바로 빅클럽들과 중위권 클럽들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4위권에 뉴캐슬이나 리즈 유나이티드, 블랙번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2004~2005 시즌 이후 소위 말하는 빅4 클럽들이 리그 순위 상위 4자리를 줄곧 차지해 왔다. 올 시즌은 에버튼과 리버풀이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을 제외한 상위 3위까지는 아스날, 맨유, 첼시가 굳건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빅4클럽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며 그를 바탕으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사오기 때문이다. 매년 축구 클럽 관련 자료를 발표하는 딜로이트사 자료에 따르면 빅4 클럽의 2006년 매출액은 다른 팀 매출액의 평균 3배에 이른다. 빅4 클럽중 가장 많은 맨유의 매출액은 1억 6700만 파운드로 2006년 시즌 가장 적은 매출을 올렸던 위건(3500만 파운드)의L 5배 가까이 된다. 매출액의 차이는 선수 연봉의 차이로 이어진다. 2006년 첼시는 1억 1400만 파운드, 맨유가 8500만 파운드, 아스날이 8296만 파운드, 리버풀이 6423만 파운드의 거금을 선수 연봉으로 지급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클럽 평균인 4320만 파운드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좋은 선수를 사오니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곧 매출액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클럽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중계권료에서 구단별 차이가 크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배분은 50 : 25 : 25로 되어있다. 전체 중계권의 50%는 20개 클럽에게 공평하게 배분된다. 25%가 성적에 따라 차등배분되고 나머지 25%는 TV 노출도에 따라 역시 차등으로 나뉘어진다. 결국 성적이 좋은 클럽은 더 많은 중계권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6~2007 시즌의 경우 우승을 차지한 맨유는 3200만 파운드를 중계권료로 받았다. 최저 금액을 받은 팀은 최하위를 차지한 왓포드로 맨유의 반 정도밖에 안되는 1672만 파운드를 받았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중계권료도 매출액 격차를 크게 한다. 자연히 스폰서금액이나 입장 수익도 차이가 크다. 빅클럽과 그외 클럽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리미어리그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개 클럽에 공평하게 분배되는 해외 중계권료를 극대화를 추구하는 등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는 아직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다른 리그 역시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팀들의 경우 유럽 무대에서 이렇게 극과 극의 결과를 낸 적은 거의 없다.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초강세와 UEFA컵의 초약세를 보이는 것은 프리미어리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bbadagun@osen.co.kr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올림피크 리옹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입장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