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쉬운 상대가 있습니까. 그래도 개막전을 이기고 나니까 워낙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선수들이 모두 다음 경기를 기다린다니까요". 경남 FC 조광래(54) 감독이 광주 상무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오는 16일 오후 '빛고을'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2라운드에서 경남은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패기와 투지로 맞선 '군 팀' 광주와 격돌한다. 최고의 출발을 보인 경남이다. 지난 주말 대구 FC와 개막전서 경남은 4-2로 짜릿한 승리를 엮어냈다. 득점왕 까보레의 공백으로 우려를 낳았던 경남은 2골을 뽑아낸 신인 서상민의 깜짝 활약으로 대승을 거뒀다. 조 감독이 일찌감치 예고했던 '공격 축구'가 공언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서상민이 있다. 개막전에 뛴 신인 선수로 2골을 넣은 것은 서상민이 유일하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43명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북한전에 대비한 국가대표팀 43명 예비 엔트리에 발탁된 서상민은 광주전에서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작년 '신데렐라'로 떠오른 정윤성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대구전서 골을 넣는 것보다 어렵다는 어시스트를 2개나 기록해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 감독은 "용병들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토종 선수들의 활약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반드시 입증해보이고 싶다"며 광주전 필승을 다짐한다. 최근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웰링턴 실바는 경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아직 팀 분위기와 전술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관계로 후반 교체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4년 만에 지휘봉을 잡으며 그라운드로 복귀한 조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줄곧 "진정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겨우내 까보레의 일본 J리그 도교 FC 이적 문제로 속앓이도 많이 했지만 키프러스 전지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충분히 다진 것도 또다른 자신감의 원천이다. 조 감독은 "경남을 K리그에서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구축하겠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즐거워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는 각오를 밝힌다. 시원스런 한 방을 터뜨려줄 걸출한 공격수가 없다는 항간의 물음표에 대구전을 통해 '이상무'를 외칠 수 있었던 경남은 올 시즌 질 때 지더라도 '확실한 축구'를 통해 화끈하게 지겠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경남이 우승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전력이 남들처럼 화려한 것도 아니다. 다만 화끈한 축구를 통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조 감독의 바람이다. "까보레도 본래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을 스타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 만만한 팀은 없지만 작년 K리그에 휘몰아친 '오렌지 돌풍'은 반드시 재현하겠다". yoshike3@osen.co.kr 경남 F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