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특급' 데닐손, 파리아스 축구 '중심'
OSEN 기자
발행 2008.03.15 07: 54

"성격도, 실력도 모두 갖춘 특급 에이스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니까요". K리그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 관계자들은 '삼바 특급' 데닐손(32)만 보면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부임 4년차를 맞이한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만족감도 대단하다. 지난 시즌 대전 시티즌의 6강 돌풍을 일으켰던 데닐손은 이제 완전한 '포항맨'이 됐다. 선수단 분위기에도 완벽히 적응했고, 파리아스가 추구하는 색채에도 확실하게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란히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 입단한 브라질 용병 알도와 파비아노는 출전 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 있지만 데닐손만큼은 예외다. 올 시즌 포항이 치른 공식 2경기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만큼 파리아스 감독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포항의 최전방 투톱 중 한 축으로 포진해 상대 문전을 휘젓는 플레이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데닐손의 장기는 공격진 어느 위치에서도 제 역할을 소화한다는 것. 중앙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파고들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다. 2선에서 침투 플레이를 엮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전남 드래곤즈와 지난 주말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에서 데닐손은 후반 12분까지 알도와 투톱을 이뤘다가 그 이후부터 남궁도와 팀 공격을 이끌었다. 나흘 뒤 있은 200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호주 A리그 클럽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서도 데닐손은 90분간 남궁도와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 있던 AFC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인상적인 선수로 데닐손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PA스포츠의 호주 출신 기자는 "유독 데닐손의 모습이 눈에 띈다"고 연신 감탄했다. 파리아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서 "데닐손 영입은 K리그서 검증된 용병을 구했다는 측면에서 큰 보탬이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같은 믿음은 고스란히 필드에서 입증되고 있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다. 데닐손은 기량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까지 대전에서 뛰며 줄곧 제기된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데닐손이 팀 동료들을 완전하게 신뢰하지 못해 그런 게 아니냐는 일리있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직력'을 강조하는 포항의 팀 컬러상 데닐손도 바뀔 수 밖에 없다. 김기동과 박원재 등 포항 선수들은 "우리 모두 데닐손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따바레즈가 떠난 공백을 훌륭히 메워낼 것이라 믿는다"고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15년 만에 K리그 무대를 평정했던 포항은 올 시즌도 신화 재현을 외치고 있다. 비록 한 차례 삐걱거렸지만 아시아 챔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에도 변함이 없다. 포항은 15일 울산 현대와 격돌한다. 데닐손은 대전 소속으로 작년 울산과 플레이오프서 0-2로 패배, 돌풍을 멈춰야 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시원한 골과 익숙한 '마빡이' 세레머니가 기대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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