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야 핵' 신인 모창민, "20-20이 목표"
OSEN 기자
발행 2008.03.15 08: 10

"20(홈런)-20(도루) 정도면 신인왕 될까요?". 지난해 SK 와이번스의 황태자가 최정(21)이었다면 올해는 모창민(23)이다. 최정은 지난해 김성근 SK 감독의 깊은 신뢰 속에 122경기에 출장했다. 이에 부응한 최정은 16개의 홈런을 비롯해 109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2할6푼7리의 타율로 팀의 주축으로 급성장했다. 이제는 모창민 차례. 모창민은 광주일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차 1순위(계약금 1억2000만 원)로 지명돼 올해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대졸 신인이다. 그러나 쟁쟁한 선·후배들을 제치고 벌써 김성근 SK 감독의 눈에 들며 사실상 내야 주전 자리를 꿰찼다. ▲멀티 포지션의 최적 모델 모창민은 김 감독이 주창한 '멀티 포지션'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제주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14일 문학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그런데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돌았다. 8일은 3루수로 출장해 경기를 끝까지 마쳤다. 하지만 11일 LG전에서는 3루에서 시작해 2루(6회), 1루(9회)까지 하루에 3포지션을 경험했다. 12일에서는 1루에서 3루(6회) 수비로 옮겼다. 13일 롯데전에는 유격수로만 나섰지만 14일에는 3루에 섰다 2루(6회)로 자리를 바꿨다. 김 감독은 "3루 최정, 유격수 모창민이 기본이지만 상황에 따라 둘을 바꿔서 출장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모창민은 다소 호리호리한 체형(188cm, 83kg)을 지녔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를 "에너자이저"라 부른다. 그 만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늘 승리를 주신다' 모창민이 이런 강인하고 끈기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성실했기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눈 한 번 다른 곳으로 돌린 적이 없다. 모창민이 모자 창 안쪽에는 '하나님께서는 늘 승리를 주신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모창민은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하나님이 계셨기에 늘 자신감이 넘쳤다. 운동을 하면서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내 의지를 지탱해 준 것은 종교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광주에 계신 부모님을 위해 효도하고 싶다"는 모창민은 "항상 높은 목표를 설정해 나 자신을 다그칠 것"이라는 말로 올 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다음은 모창민과 일문일답. -키가 크다. ▲유연성이나 순발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학시절부터 훈련량이 많아 이를 극복하고 있다. -아마추어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 때는 그냥 플레이를 하면 됐다. 하지만 프로에 들어와서는 계속해서 머리를 써야 한다. 상대 투수의 볼 배합, 스피드, 변화구에 수싸움을 생각해야 한다. 막무가내로 노리고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걸 느끼고 있다. 어느 정도 실수가 용납되는 아마에 비해 프로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빠른 볼을 치기 위해 스윙폭을 간결하면서도 힘을 실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신인들은 대부분 프로에 들어와 변화구에 애를 먹는다. ▲아마 때는 직구를 노리다가도 변화구 공략이 가능했지만 프로에 들어와서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계속 연습하고 있고 지난 12일 LG 심수창과 정재복 투수를 상대해 변화구를 안타로 만들어 더욱 자신감을 가졌다. -1군 엔트리가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금 정경배, 최정 등 주전들이 대부분 빠진 상태라 기회가 많이 오고 있을 뿐이다. 아직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부상 선수들이 모두 다 돌아왔을 때 더 열심히 해서 자리를 잡겠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뛰었다. ▲원래는 3루가 주 포지션이다. 하지만 어떤 자리도 상관하지 않는다. 자신도 있고 캠프를 통해 훈련을 열심히 해 어색하지도 않다. 다만 팀에서 원하는 유격수의 경우는 잔 플레이가 많아 좀더 보완해야 될 것 같다. 반복 연습만이 답인 것 같다. -김성근 감독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 ▲2학년(대학) 때 감독님이 인스트럭터를 맡아 지도하신 적이 있다. 당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특히 심리적인 면에서 좀더 향상된 느낌을 받았다. -롤 모델이 있다면. ▲국내 선수로는 정성훈(우리 히어로즈) 선배를 닮고 싶다.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커브스)가 좋다. 소리아노는 나와 비슷한 체형에도 파워와 주루, 수비가 뛰어나다. -풀시즌을 뛰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대학 때부터 훈련량이 많았고 SK에 들어와서도 캠프 때부터 쉬지 않고 훈련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슬럼프가 올 수도 있지만 그 동안 해온 대로 훈련량을 더욱 늘려 극복할 것이다. -훈련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수비가 우선이다. 방망이는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지만 수비는 하는 순간 팀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역점에 두고 있다. 주루 플레이는 항상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팀 적응은 어떤가.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다들 잘 해준다. 팀 분위기도 좋다. 박재홍, 이호준, 김성현, 조영민 등 광주일고 출신 동료들도 많다. 이호준 선배에게는 심리적, 김재현 선배에게는 이론적, 김강민 선배에게는 주루플레이, 후쿠하라 코치에게는 수비에 대한 조언을 각각 듣고 있다. -목표가 있다면. ▲1군에 들어야 한다는 전제 속에 당연히 신인왕이다. 그리고 코나미컵에 나가보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최소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해 호타준족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 -LG 투수 정찬헌 등이 신인왕으로 떠오르고 있다. ▲찬헌이는 고교 후배기도 하다. 상대해 보니 정말 많이 좋아졌다. 내가 '20-20'으로도 신인왕이 될 수 없다면 '30-30'을 목표로 삼겠다. 언제나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만하지 않고 나 자신을 더 다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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