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신인 투수들 가운데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꽤 있다. 각 구단에 한두 명씩 기대주들이 두각을 보이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태세다. 그 중에서도 싱싱한 어깨를 앞세워 ‘광속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새내기 투수들이 눈길을 끈다. 날씨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벌써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를 훌쩍 넘으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까지 시속 150km의 광속구를 뿌린 선수는 LG의 우완 정통파 신인인 이범준(19)과 우리 히어로즈의 고졸 신인인 우완 정통파 김성현(19)이 대표적이다. 이범준은 지난 12일 SK전서 최고 151km를 기록, 주위를 놀라게 했다. LG 구단으로서는 좌완 서승화 이후 모처럼 150km대 투수가 탄생한 것이다. 이범준은 동기생인 우완 정찬헌(18)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며 1군 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찬헌이 이날 SK전서 4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자 이범준은 구원등판해 광속구를 과시했다. 정찬헌은 아직까지 최고 구속이 140km대 후반이나 조금 지나면 150km대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이다. LG 새내기 이범준이 150km대 광속구로 화제를 모으자 13일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우리도 빠른 선수 있다”며 김성현을 꼽았다. 이 감독의 예고처럼 김성현은 이날 9회 구원 등판해 155km를 전광판에 찍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목동구장 새 전광판이 시험 가동 중이라 신뢰도가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꾸준히 150km대를 기록, 이 감독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 히어로즈의 강력한 마무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김성현은 김시진 전 현대 유니콘스 감독이 지난해 초 제주도에 지인들과 놀러갔다가 성낙수 제주관광산업고 감독의 추천을 받고 직접 테스트해 눈으로 확인한 뒤 신인 2차지명 때 1순위로 잡은 선수다. 고교무대에서 큰 두각을 내지 못했으나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1월까지 김시진 감독과 베테랑 정민태의 가르침을 받고 부쩍 성장한 ‘흙속에 묻혀 있던 진주’인 셈이다. 이들 외에도 삼성의 우완 정통파 최원제(19)와 두산의 좌완 강속구 투수 진야곱(19) 등도 ‘총알투 전쟁’을 벌일 후보들이다. 최원제는 9일 LG전서 최고구속 148km를 기록하며 ‘꿈의 150km대’를 눈 앞에 뒀고 이미 고교시절 154km의 광속구를 찍었던 진야곱은 아직 그 때 기록에 못미치는 138km를 기록하고 있으나 성장 가능성은 풍부한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11일 상무와 연습경기서 기록한 구속이다. 어느 해보다도 광속구 신인 투수들이 등장한 올 시즌은 이들의 ‘총알투 전쟁’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과연 이들 중 몇 명이나 1군 무대를 지키면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sun@osen.co.kr 이범준-김성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