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한국에서도 메이저리그 경기를 열어야 한다". 박찬호(35.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경기의 한국 개최를 강력히 희망했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의 중국 친선경기 1차전에 나선 박찬호는 MLB.com LA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굉장히 큰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아느냐. 나는 진심으로 메이저리그가 한국에서 경기를 열었으면 한다. 정 안되면 한국에서 야구 클리닉이라도 개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한국에는 메이저리그 팬들이 정말 많다. 야구를 좋아하는 한국의 청소년들은 한국땅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직접 볼 필요가 있다"며 "나의 바람이 현실화됐으면 한다. 나는 현역 생활을 끝내기 전에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으로) 한국에서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는 중국 시장 공략에 막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경우 개별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도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차원에서도 이번 친선경기를 주최하며 '미래의 황금시장'을 꿈꾸고 있다. 야오밍을 영입해 대성공을 거둔 NBA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야구에 무지한 중국팬들에게 메이저리그의 참맛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한국 출신 빅리거 1호로 90년대 중반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선수 영입 열풍을 몰고온 박찬호로선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중국보다 훨씬 야구 인기가 높고, 많은 빅리거를 배출한 한국에선 정작 메이저리그 경기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 '돈이 되는' 일본 시장 진출에 일찌감치 나선 메이저리그는 여러차례 친선경기와 정규시즌 경기를 일본 현지에서 개최했다. 보스턴과 오클랜드의 올 정규시즌 개막전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야구 국가인 한국은 건너뛰고 국민 대다수가 야구룰도 제대로 모르는 중국땅에 깃발을 꽂겠다며 시즌 준비에 한창인 선수들을 불러다 경기를 치르게 했다. 박찬호가 '왜 메이저리그는 한국에 신경을 쓰지 않느냐'고 항변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한편 박찬호는 경기 후 한국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려다 중국 공안의 강력한 제지를 받았다. 에 따르면 다저스 선수단 버스로 박찬호가 걸어나오자 많은 한국팬들이 박찬호 주위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선수와 팬들의 자연스런 접촉'에 생소한 중국 공안은 박찬호의 양팔을 감싸안고 팬들로부터 떼어놓아 잠시 해프닝이 벌여졌다. 팬들이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자 박찬호는 "이들은 나를 보기 위해 먼길을 마다않고 온 사람들"이라며 홀로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더라도 자신은 사인을 해주겠다고 주장했으나 중국 공안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찬호가 끝까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자 큰 소동을 우려한 메이저리그 사무국 및 다저스 관계자들은 박찬호를 설득해 2차전이 끝난 뒤 사인을 허락하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