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돌파 '추격자', 흥행기록 세울까
OSEN 기자
발행 2008.03.16 14: 52

데뷔작 '추격자'로 이름을 날린 나홍진 감독(34)은 "시나리오 쓰기가 너무 힘들다"는 고충을 밝혔다. '추격자' 한 편의 시나리오를 탈고하기까지 그는 6년여를 고생했다. 시간이 아니라 세월이다. 무명 시절, "내가 과연 감독이 될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속에서 햇볕도 안드는 지하 단칸방에 틀어박혀 쓰고 고치고, 다시 쓰고 고치고를 수없이 반복했던 자신의 분신이 바로 '추격자'다. 그래도 나 감독은 행복한 인생이다. 세상에 나온 '추격자'가 15일 전국 4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때문이다. 숱한 감독들이 데뷔작서 고배를 들거나, 아예 데뷔조차 힘든 현실 속에서 그는 이제 한국영화계의 유명 인사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2월 14일 개봉한 '추격자'는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점퍼'에 눌려 2위를 차지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에 잔혹 스릴러, 톱스타 없는 캐스팅과 열악한 마케팅 등 악조건을 무릅쓰고 빚어낸 경사였다. 그러나 진짜 '추격자'의 힘이 드러난 건 그 후의 일이다.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한국영화 수작'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능가하는 스릴러' '숨 쉴 틈도 주지않고 관객을 몰아세운다'는 최고의 입소문이 돌기시작하면서 관객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개봉 2주차, 가볍게 '점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어 올해 개봉 영화 가운데 최단기간에 200만, 300만 고지를 차례로 정복하더니 드디어 400만 명을 달성했다. 개봉 초기 제작사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나 나 감독이 "(관객이)400만명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바람이 조기 달성됐다. '추격자'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들어간다. 스릴러 영화 최다관객 신기록이다. 스크린수 전국 370여개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뚜렷한 경쟁작을 찾기 어려워 독주가 이어지고 잇다. 권상우 송승헌 주연의 액션 누아르 '숙명' 외에는 당분간 화제작 개봉이 거의 없다. '추격자'를 설 연휴 개봉목록에서 빼는 대신에 춘궁기 3월까지 길게 끌고 가겠다던 배급사 쇼박스의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흥행 속도도 빠르다. 한달만에 400만 돌파 기록은 올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의 39일을 훨씬 앞서고 있다. '우생순'이 개봉 4주차째 관객 동원력이 빠르게 떨어진 것과 달리 '추격자'는 여전히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배급 관계자들은 현재 추세라면 '추격자'의 600만명 흥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영화 스릴러 장르에서의 흥행 기록은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세운 550만명이다.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추격자'가 축포를 쏘아올린 것이란 계산이다. 나 감독은 최근 지하 단칸방에서 새로운 거처로 이사를 했다. 역시 조그마한 공간이지만 뭔가가 달라졌단다. "아침에 햇볕이 들어오는 방이 이렇게 좋은 건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추격자'의 힘이 나 감독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안겨주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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