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컨디션이 좋다. 작년보다는 나은 시즌이 될 것이다”. 한화 베테랑 이도형(33)이 끝내기 안타 한 방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켰다. 이도형은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포수로 선발 출장, 끝까지 홈플레이트를 지키면서 9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SK 조영민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도형은 지난해 시즌 초반 잠깐 주전 포수로 깜짝 기용된 뒤 도루 저지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데다 부상까지 겹쳐 안방 경쟁에서 낙마했다. 하지만 올 시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다시 한 번 포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날 경기는 그 시험대였고 이도형은 합격점을 받았다. 1회에만 도루 2개를 허용해 감각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이도형이었지만 4회에는 김강민의 도루를 저지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젊은 포수들은 볼 배합에 문제가 있었다. 그 선수들이 기대치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기존에 있는 포수들을 다시 쓸 수 밖에 없다”며 “이도형이 한 동안 포수로 안 나와서 (적응 차원에서) 기용했다. 이도형이 들어와 포수 자리가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박노민·이희근·정범모 등 젊은 포수들을 대거 중용했으나 볼 배합 및 투수리드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도형의 활약은 그래서 더욱 빛났다. 이도형은 “오랜만에 포수 마스크를 써 경기 초반에는 어색하고 긴장됐다”며 “앞으로도 감독님께서 포수로 기회를 주신다면 언제든 자신있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에 대해 이도형은 “슬라이더를 기다렸다. 초구에 슬라이더가 왔는 데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자신있게 스윙하자고 휘둘렀는데 안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도형은 “컨디션이 좋아 작년보다 나은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이도형은 시범경기 8게임에서 18타수 6안타, 타율 3할3푼3리·3타점으로 좋은 타격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