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불운' 안정환, 감각은 살아있다
OSEN 기자
발행 2008.03.16 17: 43

‘부활한 킬러’ 안정환(32, 부산 아이파크)의 날카로운 공격 감각은 대구 FC와 시즌 두 번째 경기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16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라운드, 대구 FC와 원정 경기서 안정환은 선발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여전히 좋은 몸놀림을 과시했다. 원톱 정성훈의 배후를 받쳐주는 섀도 스트라이커 임무를 부여받은 안정환은 허리진 중앙 요원으로 포진한 한정화와 이강진과 위협적인 공격 전개를 펼치며 찬스를 엿보았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감각적인 플레이와 슈팅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전반 3분 안성민이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 안정환은 수비 2명을 유도, 빈 공간을 마련했다. 안정환의 본격적인 활약이 나타난 것은 10여 분이 지나면서부터.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몸을 덥힌 안정환은 18분, 문전 왼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려 대구 벤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 번 터진 찬스는 계속 찾아왔다. 6분 뒤에도 안정환은 골문 앞에서 대구 수비 2명을 따돌리며 통렬한 왼발슛을 작렬했다. 후반들어서도 안정환의 감각은 계속 유지됐다. 후반 5분 한정화가 낮게 깔아찬 패스를 안정환은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에 맞고 말았다. 19분에도 역습 찬스를 통해 맞은 기회에서 시도한 슈팅마저 백민철에 걸렸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운 패배. 2-2로 팽팽한 상황에서 종료 4분을 남기고 대구 공격수 이근호가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부산은 '펠레스코어' 역전패했다. 수원서 부산으로 올 초 이적한 안정환은 5월 30일 컵 대회 성남 일화와 경기에서 득점한 이후 아직까지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안정환은 지난 주말 홈구장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치러진 전북 현대와 K리그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비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북과 개막전서 그런 것처럼 안정환은 대구전서 적극적인 투지를 발휘하며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였고, 미드필드 연계 플레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대구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황선홍 감독은 "안정환은 개막전 선전으로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겼다"면서 "앞으로 세기와 날카로움을 보강한다면 워낙 좋은 선수인만큼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단 허정무호의 시험대에 올랐던 안정환은 17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할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북한과 경기에 대비한 23명 최종 엔트리 발탁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오랜 대표 경력을 통해 쌓아올린 노련미와 경험은 안정환만이 갖춘 장기. 여기에 모범적으로 변모했고, 자신보다 팀을 먼저 위하는 태도로 허정무 감독과 황 감독을 만족시키고 있다.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안정환. 비록 올해 K리그에서 아직 득점포를 쏘아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과정과 평가들을 살펴볼 때 '부활'과 '재기'는 전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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