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판에 또 파행이라는 두 글자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상하게 3월만 되면 유행처럼 해마다 찾아오는 이 단어는 올해도 어김없이 e스포츠판에 찾아왔다. 지난 6일 삼성전자의 협회 이사사 탈퇴 선언이라는 우울한 소식과 함께 제 3의 개인리그를 추진하는 그래택의 '곰TV 클래식'이 공인 자격 심의에서 탈락하는 일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탈퇴는 아직 처리된 상황이 아니지만, 자칫 12프로게임단의 정상적인 프로리그 운영이 불가능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그래택의 개인리그 추진 건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지난 10일 그래택의 한 관계자는 "공인리그 심사 조차 통과되지 않았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e스포츠의 대회 개념은 공인과 공식대회 두가지로 크게 분류된다. 공인대회는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프로게이머의 자격을 주는 대회이고, 공식대회는 프로게이머들이 참가해서 협회의 공인랭킹 산정의 기준이 된다. 먼저 공인대회의 요건은 대회 규모와 참가자, 총상금 여부를 두고서 협회의 등록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한다. 대부분 공인대회 심사 조건이 아마추어게이머들의 프로게이머 진입 여부를 심사하는 성격으로 총상금 및 대회 제반여건을 살펴봐서 자격이 충분할 경우 대부분 통과되는 것이 이제까지 관례였다. 그래택이 4월 초 개최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던 가칭 '곰TV 클래식'의 공인리그 심사 탈탁에 대해 등록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그래택이 추진하고 있는 e스포츠리그는 e스포츠 발전에 저해하는 요소가 있다"라며 "현재 공인리그는 대회 개최 40일전에 자격 심사를 받는다. 여기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힘들다"라는 다소 황당한 말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프로게임단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협회 등록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우선 이번 사안의 경우 공인대회 여부를 가지고 말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아마추어 게이머가 아닌 프로게이머들이 참가하고 대회 결격 사유가 없는 대회가 공인도 통과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칫 각 사업자들의 이해관계를 다 공개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같은 진행 여부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양대 케이블방송국과 신규로 사업에 뛰어든 그래택간의 힘겨루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양 방송국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프로리그와 양대 개인리그 체제가 굳혀져 있는 현재 e스포츠리그의 진행에서 한 개의 개인리그 추가 여부는 협회의 전략위원회를 통해 또는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그 결과를 가릴 수 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회의 '공인'여부 조차 막는다는 것은 확실한 명분이 없는 '낯 뜨거운 자회상'이 아닐까.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