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김인식 감독의 앓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작년보다 팀 전력이 약하다”에서 “우리가 제일 약하다”로 말이 바뀔 정도다. 실제로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한때 최하위를 마크하는 등 3승1무4패로 공동 5위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팀 방어율이 7위(4.11)이고, 경기당 평균 팀 득점은 최하위(2.75)다.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한화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포수 문제는 원점 전통적으로 한화는 포수가 문제였다. 지난 몇 년간 신경현이 활약했지만, 김인식 감독은 100%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올 시범경기에서 젊은 포수들을 시험 가동했다. 박노민·이희근·정범모 등을 중용했다. 그러나 모두 다 기대치를 밑돌았다. 경기 중 수시로 포수가 교체될 정도로 김인식 감독의 고민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범경기 초반 “일단 젊은 포수들을 기용해 시험해볼 것”이라던 김 감독은 결국 다시 기존 포수 재기용으로 마음이 기운 모습이다. 김 감독은 “젊은 포수들은 볼 배합에 문제가 있다. 너무 미숙하다”며 “이대로 가면 기존 포수들을 다시 쓸 수 밖에 없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일단 한화는 지난 16일 대전 SK전에서 이도형을 주전 포수로 기용해 9회 경기 마칠 때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1회 정근우·모창민에게 연속 도루를 허용하며 허둥지둥대던 이도형은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4회에는 김강민의 도루를 저지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도형의 안정된 볼 배합과 투수리드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그동안 포수로 안 나와 (적응차원에서) 이도형을 기용해 봤다. 이도형이 들어와 포수 자리가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도형은 “포수로 기회를 주신다면 자신있다”고 했다. 그러나 젊은 포수 중용 계획이 어긋나며 포수 문제가 원점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안 터지는 팀 타선 지난해 후반기 답답함이 올 시범경기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김태균과 덕 클락이 홈런 2방으로 시범경기 홈런랭킹 공동 1위에 랭크돼 있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위력이 떨어진다. 팀 타율은 2할3푼9리로 5위이고, 경기당 평균 팀 득점은 2.75점으로 최하위다. 우리 히어로즈(0.281) 다음으로 낮은 출루율도 아쉬운 대목. 김인식 감독은 “팀 타선이 너무 안 터진다”며 지난해 멘트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SK전에서 6~7회에만 대거 5점을 얻는 등 오랜만에 팀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시름 덜었지만, 이를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1군 타격코치로 승격된 장종훈 코치도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15일 대전 SK전에서 안타 10개를 치고도 2득점에 그치자 경기 후 30여 분간 김태균과 이범호를 남겨 놓고 따로 특타를 시킬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2홈런·4타점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범호가 1할6푼7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세로 자리매김한 뛰는 야구가 약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범경기 도루가 3개로 한화보다 3경기나 덜 치른 두산과 함께 가장 적은 데다 도루 실패는 5개로 가장 많다. 그런 점에서 LG에서 방출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추승우의 활약이 빛난다. 추승우는 시범경기 7게임에서 타율 4할1푼7리·2도루를 기록 중이다. 불안불안한 마운드 한화의 믿을 구석이 되는 마운드도 시범경기에서는 불안불안한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포수 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 한화에서는 포수의 리드가 중요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신진급 포수들은 일정한 볼 배합 패턴을 반복했고, 주자 출루 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신인왕 후보’ 유원상의 부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유원상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4이닝 2피안타 2볼넷으로 무실점한 8일 대전 KIA전에서는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뛴 신경현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홈플레이트를 지켰었다. 유원상 외에도 윤규진·송창식·윤기호 등 젊은 투수들이 기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베테랑 정민철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16일 SK전에서 담 증세를 보인 후 1회만 던지고 강판됐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소문난 정민철이지만, 노장의 앞날은 모르는 법이다. 김인식 감독도 “선수들이 자꾸 아프다고 한다”고 우려를 자아냈다. 마무리투수로 데려온 외국인선수 브래드 토마스도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16일 SK전에서 9회 2사 후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 볼넷 2개 이후 동점 적시타를 맞아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괴물’ 류현진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은 더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