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저는 한국형 스타일인가봐요." 우리 히어로즈 주전 3루수 정성훈(28)이 활짝 웃었다. 정성훈은 17일 열린 구단 포토데이 행사에서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타격감을 찾은 것 같다"며 "아무래도 나는 한국형 스타일인가 보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했던 정성훈은 귀국 다음날인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곧바로 출장했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휴식을 취하는 동안 유일하게 혼자 경기에 임한 것이다. 유니폼도 이날 처음 입는 것이었다. 이유는 스스로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은 정성훈의 뜻을 받아들여 선발 3루수 겸 톱타자에 배치, 되도록 많은 타석이 돌아가게 배려했다. 결국 정성훈은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터뜨린 후 도루까지 성공시켜 하루에 공격, 주루플레이, 수비 감각까지 한꺼번에 되찾을 수 있었다. 정성훈은 "항상 3루 백업 요원으로 국제경기에 출장하다보니 실전 감각이 떨어져 국내로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정성훈은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이번 대만에서도 김동주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이번에는 이대호까지 가세해 사실상 경기감각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고 있었지만 올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경기 감각을 찾아야 했다. 게다가 대만전에서는 주 포지션이 아닌 2루수로 나서 악송구까지 범해 야구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그나마 이겼기에 망정이지 졌다면 더 큰 질타가 쏟아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성훈은 "그 동안 내가 대표팀에 뽑히면 항상 수비 백업 요원이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생소한 2루 수비까지 맡는 바람에 큰 일 낼 뻔했다"고 하소연했다. 홈인 목동구장에서 처음 경험한 수비에 대해서도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정성훈은 "목동의 인조잔디 시절이 대구나 광주, 대전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며 "타구 속도가 빠르지만 마운드가 낮아서 시야 확보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훨씬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훈은 목동구장과 관련해 한 가지 불만도 털어놓았다. 작년까지 홈으로 썼던 수원구장보다 담장거리가 멀다는 것. 양쪽 펜스 거리가 95m인 수원구장에 비해 목동은 98m다. 그는 "딱 와서보니깐 외야가 너무 멀어보인다는 느낌이 든다"며 "실제로도 멀지만 수원구장에서는 그래도 한 방씩 쳤는데 여기서는 하나도 못칠지 모르겠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정성훈은 많은 홈런은 아니지만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2005년 5월 14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과 홈경기에서 3연타석 홈런이라는 보기 드문 기록까지 작성한 적이 있다. 오는 18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위해 떠나는 정성훈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