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진이요? 제가 원하는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죠".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자신있는 한마디다. 지난 시즌까지 줄곧 수비수로 뛰던 이강진(22)은 어느새 부산 허리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6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대구 FC와 삼성 하우젠 K리그 2라운드 대결에서 이강진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2-3으로 역전패했지만 그의 활약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했다. 강한 투지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부산의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평가다. 황 감독은 이강진을 '부산 축구의 중심'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금은 90퍼센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황 감독은 대구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강진은 내가 원하는 '안정 축구'의 핵심 멤버"라고 치켜세웠다. 황 감독은 "이강진이 아직 나이가 어리고 부상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과 동일한 훈련량을 채우지 못했지만 금세 나아지리라 생각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진은 많은 활동량에 비해 실수가 적었고,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모두 누비면서 충실한 플레이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자신감도 회복되는 몸 상태만큼 많이 끌어올렸다. 작년 초부터 부상에 시달려왔던 이강진이다.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시즌 내내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부활의 조짐을 보인 것은 앤디 에글리 감독의 사퇴와 사령탑 대행을 맡은 김판곤 수석코치 체제로 바뀌면서부터.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이강진은 어려움에 빠진 부산의 기둥 역할을 수행했다. 오래 전부터 이강진을 지켜봤던 김판곤 코치의 믿음도 황 감독 못지않다. "영리하고 볼을 찰 줄 아는 선수"라며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부상에서도 잘 극복해내고 있다"고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강진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전북과 경기서도 90분을 모두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따로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승현, 안성민, 한정화 등 동료들과 함께 부산의 막강 허리진을 책임지며 2-1 승리에 공헌했다. 황 감독은 당시에도 "이강진이 점점 좋아진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행히도 이강진은 17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중국 상하이, 26일)에 나설 24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3명의 예비 명단에 들었던 터라 더 아쉬웠다. 그러나 이강진은 이미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황 감독을 비롯한 부산 코칭스태프의 적극적인 믿음도 이에 한 몫 했다. 신뢰의 축구, 강하고 빠른 공격 속에 '안정'을 추구한 황 감독의 구상 속에 늘 이강진이 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