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화두는 대졸 신인 타자들의 약진이다. 고려대 출신 박용택(29, LG 외야수)이 데뷔 첫 해(2002년) 타율 2할8푼8리 108안타 9홈런 55타점 68득점 20도루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 뒤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대졸 신인 타자들이 배출되지 않았으나 '풍년'이라고 표현할 만큼 올 시즌 대졸 신인 타자들의 돌풍이 거세다. 주인공은 KIA 나지완(23, 외야수), SK 모창민(23, 내야수), 삼성 허승민(22, 외야수). 신일고-단국대를 졸업한 뒤 2008년 2차 지명 1순위로 호랑이 군단에 입성한 나지완은 좋은 하드웨어(182cm 95kg)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이 일품. 지난 17일 현재 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0타수 9안타) 2홈런 4타점 4득점 1도루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5일 광주 롯데전에서 프로무대 첫 홈런을 장식한 나지완은 16일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8회 1사 3루에서 롯데 최대성의 2구 바깥쪽 149km 짜리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우중월 역전 투런 아치를 작렬했다. 상대 투수를 압도할 만한 오른손 거포가 없어 고심했던 KIA는 나지완의 등장이 반가울 뿐이다. 오는 29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4번 타자 후보로 거론될 만큼 그의 불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김성근 SK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모창민은 이번 시범 경기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다소 마른 체형(188cm 83kg)이지만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덕분에 '에너자이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 5타점 4득점 4도루로 대학 야구 최고의 호타준족 명성을 이어갈 태세이다. 모창민의 올 시즌 목표는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 "1군에 들어야 한다는 전제 속에서 당연히 신인왕을 차지하고 코나미컵에 나가보고 싶다"고 당찬 목표를 드러낸 모창민은 "최소 3할 타율에 20-20 클럽에 가입해 호타준족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고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동성고-건국대 출신 허승민은 삼성의 세대 교체 선두 주자.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뛰고 있는 허승민은 박한이(29, 삼성)를 제치고 데뷔 첫 해 톱타자를 노린다. 마땅한 1번 타자를 찾지 못해 고심했던 선동렬 삼성 감독도 허승민의 활약에 만족스러운 모습. 선 감독은 "허승민을 계속 톱타자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남다르다.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로 신인 타자 가운데 가장 정확한 타격을 자랑한다.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이들이 정규 시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what@osen.co.kr 나지완-모창민-허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