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남, AFC 챔스리그서 두 번의 실패는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03.18 08: 20

K리그 디펜딩 챔프 포항 스틸러스와 FA컵을 2년 연속 석권한 전남 드래곤즈에 지난 한 주는 기억하기 싫은 최악의 시간이었다. 딱히 꼽을 만한 스타가 없음에도 작년 K리그 무대를 제패, 올 시즌에도 돌풍 재현이 기대됐던 포항은 최근 2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형님'을 제압하고, FA컵을 차지한 전남의 쓰라림은 포항보다 한 술 더 뜬다. 시즌 들어 내리 3연패다. 지난 8일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서 격돌했던 양 팀. 포항은 전남을 2-1로 꺾었다. 하나 기쁨은 잠시였다. 포항은 12일 있은 200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리그 첫 경기서 호주의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 0-2로 완패했다. 같은 날 역시 호주의 멜버른 빅토리 FC와 G조 원정전을 가진 전남도 포항과 똑같은 스코어로 무릎을 꿇어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K리그 2라운드가 열린 이번 주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포항은 울산 현대에 0-3으로 크게 패했고, 전남은 인천 유나이티드에 0-1로 졌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한 연쇄 이탈이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과 박항서 전남 감독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든다. 포항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인 황재원이 빠지며 수비에 큰 공백이 나타났다. 전남은 김치우, 고기구, 곽태휘, 슈바 등이 부상을 입었다. 그나마 김치우의 복귀가 임박한 게 다행.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걱정거리다. 선수 상당수가 다른 직장을 가진‘세미 프로’에 불과한 호주 클럽에 패한 게 큰 충격을 가져왔다. 그나마 전남은 원정 피로가 있었고, 주력 여럿이 빠지며 정상적인 팀 플레이가 어려웠다고 변명할 수 있었으나 포항은 홈 패배였기에 그렇지 못했다. 위기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당장 19일 포항과 전남은 각각 베트남 V리그 클럽 빈둥 FC와 일본 J리그 클럽 감바 오사카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을 갖게 된다.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채 중요한 승부에 나서는 게 마음이 걸린다. 포항은 지난 16일 베트남으로 출국했고, 전남은 홈에서 조용히 결전을 기다린다. 아시아 무대 제패를 목표로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초장부터 불안하다. 탈락 위기도 벌써 운운되고 있으니 분위기는 최악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젠 물러설 데가 없다. 무조건 승리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고, 박항서 감독도 "두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오직 승리뿐"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AFC 챔피언스리그 첫 라운드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무릎을 꿇은 이후 이어지고 있는 패배의 질긴 사슬.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면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지만 기세가 꺾이면 추락을 거듭하는 양 팀의 부침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이번 2차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yoshike3@osen.co.kr 지난 8일 포항-전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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