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2001년 이후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SK 와이번스와 한국 시리즈에서는 첫 2경기를 승리하고도 내리 4경기를 내주며 프로야구 사상 첫 '2연승 후 4연패 준우승'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기선 제압에 성공하고도 눈 앞에서 미끄러졌던 지난 시즌을 생각하면 2008 시즌 한국 시리즈 우승을 향한 두산의 심정은 더욱 절박하다. 더욱이 올 시즌이 끝나면 김경문(50) 감독 및 주포 김동주(32)와 계약도 끝나기 때문에 그만큼 우승에 대한 집념도 뜨겁다. 올 시즌 두산에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신예 '7번 라인'이 있다. 이들은 현재 팀 내 위치에 있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올 시즌 쏠쏠한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유망주들이다. NO 7. 오재원-NO 17. 김용의, 우리도 '육상부' 등번호 7번 오재원(23)과 등번호 17번 김용의(23. 사진). 둘은 여러 모로 공통점이 많다. 대학 시절 팀의 중심 타자(오재원-경희대, 김용의-고려대)로 활약하며 국가대표에 뽑히기도 했고 내야와 외야를 모두 맡을 수 있다. 공을 맞추는 능력도 갖춘 야수고 발도 빨라 단독 도루도 가능하다. 호리호리한 체구(오재원 185cm 75kg, 김용의 186cm 75kg)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둘의 포지션이다. 오재원은 3루와 유격수 백업으로 출장할 것으로 보이며 김용의는 1루와 외야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김용의는 고려대 시절 3루수를 맡았으나 다소 동작이 딱딱하고 수비 시 몸의 중심도 위쪽에 있어 완벽한 3루 수비를 펼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김동주가 3루에 있다는 이유도 컸다. 둘은 시즌이 개막되면 교체 멤버로 출장을 기다릴 예정이다. 김용의가 출장 중인 우익수 자리에는 민병헌(21), 1루에는 정원석(30)이 있고 오재원이 들어갈 수 있는 3루, 유격수 자리에는 각각 김동주, 이대수(27)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두산의 '발야구'에 분명 필요한 선수들이라 출장 기회는 언제든지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은 LG 트윈스와 함께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다. 지난 시즌 팀 홈런 78개로 LG와 함께 공동 5위에 그쳐 '거포 효과'보다는 발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필요한 팀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도루 113개를 합작, 극심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발야구 3총사' 이종욱(28), 고영민(24), 민병헌 외에도 경기 막판 상대를 흔드는 빠른 주자가 더 필요한 팀이 바로 두산이다. 김 감독은 오재원과 김용의에게 이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홍성흔(32)과 안경현(39)의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고 중심타선 또한 이전에 비해 빈약해져 2008' 시즌에는 더 세밀하고 넓은 '작전 야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재원과 김용의가 경기 막판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한다면 두산은 '작전 야구'를 더욱 넓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NO 27. 김명제-NO 57. 진야곱 '내일은 에이스' 등번호 27번 김명제(22)와 등번호 57번 진야곱(19)은 두산 투수진이 기대하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특히, 김명제는 김 감독이 27번을 지정해 달아 줄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 27번은 2006년까지 박명환(31. LG)이 달고 있었고, 지난 시즌 다니엘 리오스(36. 야쿠르트 스월로스)가 사용했던 '두산의 에이스' 번호다. 진야곱 또한 동경하는 우상인 요한 산타나(29. 뉴욕 메츠)의 57번을 '찜'했다. 지난 시즌 57번을 달고 있던 이승학(29)이 55번을 선택, 진야곱은 '번호표 경쟁' 없이 57번을 달 수 있었다. 윤석환(47) 두산 투수코치는 미야자키 전지훈련 당시 "(진)야곱이는 어깨 근력이 좋아 볼 끝이 상당히 좋다. 훈련 자세도 성실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마음에 든다."라며 진야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둘에 대한 2008시즌 기대치는 약간 다르다. 두산은 올 시즌 김명제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맷 랜들(31), 게리 레스(35), 김선우(31), 이승학(29)과 함께 선발진에서 큰 힘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한 2군행과 트레이드 설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김명제는 2007년 10월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다시 기대를 모았다. 김명제의 지난 시즌 성적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5.05다. 김명제는 150km/h가 넘는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직구에 비해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구사력이 떨어졌고 공을 잡아 채서 던지기보다는 힘으로 밀어던지는 인상이 짙어 대성하지 못한 유망주이기도 했다. 다시 김 감독의 믿음을 산 김명제에게 2008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진야곱은 성남고 시절이던 지난해 8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154km/h의 직구를 던지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현재, 그의 직구 구속은 140km/h정도로 느려져 있다. 아직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투구폼을 고쳐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 진야곱은 지난해 초 팔 각도를 올리고 투구폼을 조금 더 크게 하면서 여름 들어 직구 구속이 150km/h이상으로 부쩍 올라갔다. 그러나 그의 투구폼은 주자가 나가면 달라진다. 고교 시절에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의 출루를 원천봉쇄할 수 있었지만 고교 야구와 프로 야구는 분명 다르다. 다리를 든 후 힘을 모으기 위해 잠깐 멈추는 동작에도 상대 1루 주자는 득달같이 뛰어 배터리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진야곱의 현재 투구폼으로는 주자를 묶는 데 약점이 있기 때문에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서 맹활약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계투진에서 요긴한 몫을 맡을 가능성은 있다. 진야곱의 공은 다른 좌완에 비해 위쪽에서 떨어지는 편이라 볼 끝이 상대적으로 묵직하다. 게다가 타자가 그의 역동적인 투구폼을 읽고 타이밍을 맞추기 또한 쉽지만은 않다. 김명제와 진야곱은 서로 당장의 기대치가 다른 투수들이다. 그러나 이 둘이 자신의 위치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두산이 투수 기용으로 인해 고민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다. chul@osen.co.kr 오재원-김용의-김명제-진야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