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서 맹활약' 이승엽, 'AGAIN 2006' 도전
OSEN 기자
발행 2008.03.18 11: 04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일단은 기분 좋은 출발이다.
‘국민타자’ 이승엽(32·요미우리)이 2008년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이승엽은 지난 14일 끝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며 엄지 부상에서 회복됐음을 알렸다. 지난해 엄지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전해야했던 이승엽에게 부상 완쾌는 그 어느 것보다도 좋은 징조다. 이와 함께 국제대회 대활약으로 요미우리에서 존재 가치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승엽은 올림픽 최종예선 7경기에서 23타수 11안타, 타율 4할7푼8리·2홈런·12타점·5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출루율은 5할2푼이었으며 장타율도 무려 0.870이었다. 한국이 기록한 홈런 2개를 혼자 쳤고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다. 3번과 4번을 오가며 중심타자 노릇을 완벽하게 해냈다. 지난해 수술 받고 재활한 왼손 엄지 통증에서 벗어나 풀스윙을 휘둘렀다. 당초 대회 참가가 부상 회복 중인 이승엽에게 악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어디까지나 기우에 불과했다.
이같은 이승엽의 행보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입단 첫 해였던 2006년을 연상시킨다. 당시 롯데 마린스를 뒤로 하고 전격적으로 요미우리 입단을 결정했던 이승엽은 시범경기 대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다. 요미우리 입단 때만 하더라도 롯데 시절처럼 6번이나 7번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WBC 7경기에서 24타수 8안타, 타율 3할3푼3리·5홈런·10타점에다 장타율 0.958이라는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단숨에 4번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2006년 143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3리·41홈런·108타점으로 일본 진출 후 최고 활약을 펼쳤다. WBC에서 활약으로 4번 자리를 꿰찬 뒤 하라 감독의 든든한 신임 아래 대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2006년과 상황이 비슷하다.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압도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상에서 완쾌돼 정상 컨디션을 과시함과 동시에 요미우리에서 빈 자리를 확인했다. 이승엽이 빠진 동안 요미우리는 시범경기에서 2승3무8패로 전체 최하위로 처졌다.
요미우리는 시범경기 13경기에서 홈런이 겨우 2개밖에 나오지 않아 우려를 자아냈다. 이승엽의 ‘4번 경쟁자’ 알렉스 라미레스도 홈런은 물론 타점도 없었다. 37타수 10안타로 타율 2할7푼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라미레스가 일본에서 부진한 사이 이승엽은 대만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 하라 감독은 3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4번 라미레스, 5번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타선도 생각하고 있지만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일단 이승엽이 4번 경쟁에서 라미레스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여러 모로 2006년 영광을 재현해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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