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가 요구한 '강한 4번'은 이승엽이었다. 요미우리 이승엽(32)이 알렉스 라미레스와 4번 전쟁에서 일단 승리를 거두었다.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18일 주니치전부터 팀에 복귀한 이승엽의 소식을 전하면서 '이승엽이 개막전 4번으로 기용될 것'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의 4번 기용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 말은 라미레스와 4번 전쟁에서 승리한 비결이기도 했다. 하라 감독은 "4번타자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타순에 있어야 한다"며 이승엽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좌익수 라미레스는 수비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 후반 수비력 보강을 위해 벤치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라미레스를 팀의 간판 4번타자로 기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라미레스는 시범경기에서 홈런포 없이 부진에 빠져있다. 더욱이 이승엽이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쳐 왼 엄지 인대복원 수술 후유증이 완전히 사라진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승엽이 '강한 4번'을 요구하는 하라 감독의 기준에 부합된 것이다. 이승엽은 지난 2006년 WBC 대회에서 맹타를 휘두른 뒤 곧바로 요미우리 개막전 4번타자로 기용된 바 있다. 하라 감독은 당초 라미레스를 4번으로 기용해 1번부터 5번까지 좌우 지그재그 타선을 구상했다. 그러나 이승엽의 컨디션, 라미레스의 수비력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 이승엽이 훨씬 낫다는 쪽으로 판단했다. 물론 개막전 이후 변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이승엽이 3년 연속 개막전 4번타자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