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이 좁아보였다". 김성근(66) SK 감독과 조범현(48) KIA 감독은 세상이 다 아는 사제지간이다. 조 감독은 김 감독 아래에서 선수와 코치로 야구를 배웠다. 구체적인 야구의 전개방식은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이들을 '데이터야구'로 분류한다. 지난 18일 광주 SK-KIA 시범경기는 사제의 첫 대결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광주구장을 찾은 김 감독의 입에서 제자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는 "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야구장이 좁아보였다"는 말로 제자를 칭찬했다. KIA 선수들과 코치들이 쉬지 않고 타격 수비 배팅 주루 등 운동장 곳곳에서 부지런히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을 비유한 말이었다. 김 감독은 "이것이 KIA의 새로운 모습이 아닌가"라며 달라진 KIA 야구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김 감독은 "올해 롯데와 KIA가 달라질 것이다. 모두 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전과는 다르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뀐다. 두 팀이 올해 많이 달라졌고 좋아졌기 때문에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예상평을 내놓았다. KIA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KIA는 종범이도 달라졌고 재학이도 태도가 달라졌다. 최희섭도 좋아진 것 같다. 고참선수들이 달라지면 후배들도 달라진다. 팀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KIA의 변화된 모습에 관심을 기울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KIA 선수들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육이나 몸이 놀랐을 것이다. 부상선수가 많이 나왔다면 변화의 과정으로 생각하면 된다. 성장통 또는 적응통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범현 감독은 훈련전 김 감독을 찾아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팀이 많이 좋아져 올해 우승하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스승과 제자이지만 잠재적인 우승경쟁자. 첫 승부에서는 조 감독이 3-1로 승리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