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노장 잭 니콜슨(72)이 삭발을 했다. 영화 속 배역을 위해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스타 배우가 70대 나이에 머리를 빡빡 민다는 건 쉽지않은 결정이다.
새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니콜슨은 죽음을 코 앞에 둔 중환자 역을 맡았다. 뇌 수술을 위해서 머리를 깎는 장면은 실제 그대로 촬영했다. 1937년 생 니콜슨에게는 아무리 연기라지만 망설여졌을 배역이다. 그러나 니콜슨은 특수분장 제의조차 거절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년의 완숙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버킷 리스트'는 병원에서 우연히 알게 된 두 노인(니콜슨, 모건 프리먼)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버킷 리스트)을 실행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버디 무비이자 로드 무비 스타일로 니콜슨과 프리먼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배우 두 명이 호흡을 맞춘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니콜슨은 노년에 들어서도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는 엉덩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등 과감한 변심을 서슴지않는 중이다.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에서는 결벽증 작가로 코믹 연기를 선사했고, 아카데미 수상작 '디파티드'에서는 냉혹한 악당으로 분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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