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승부. 양 팀 모두 베스트 멤버 구성은 아니었다. 주력 여럿이 빠져 실험적 측면이 더 강해 보이는 한 판이었다. 집념과 근성을 보인 김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 시티즌이 최강희 감독의 전북 현대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19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컵 2008 대회 첫 경기서 홈 팀 대전과 원정 팀 전북은 전반 초반 나란히 골 맛을 보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종료 6분을 남기고 주장 고종수가 천금같은 역전골을 작렬, 대전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은 평소보다 공격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박성호를 원톱으로 좌우 측면에 김용태와 김민수를 세워 중앙의 고종수-이여성과 호흡을 이루도록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이성운 한 명이 나섰다. 수비는 민영기와 주승진이 주축이 된 포백 라인. 전북은 어느새 팀 내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한 조재진을 빼고, 제칼로와 스테보를 투톱으로 위치시켰고, 배후를 임유환과 토니가 책임졌다. 좌우 측면에는 빠른 발을 가진 정경호와 홍진섭이 자리했고, 수비는 강민수와 최철순이 중심이 됐다. 초반부터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전개됐다. 전반 4분 만에 ‘애물단지’ 제칼로가 대전 문전 오른쪽에서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과 골키퍼 최은성까지 제친 뒤 강하게 차 넣어 전북이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실점한 대전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고종수가 띄운 왼쪽 코너킥이 문전 경합 중에 전북 골키퍼 권순태가 잠깐 놓치자 대시한 박성호가 차넣으며 균형을 이뤄냈다. 양팀은 전체적으로 어느 쪽이 딱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공방전을 벌여나갔다. 대전이 한 차례 공세를 펼치면 곧바로 전북이 반격에 나서는 양상이 전반 동안 내내 연출됐다. 후반 들어서도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다소 달라진 게 있다면 오히려 전반보다 맥빠진 흐름이 이어졌다는 점. 먼저 승수부를 던진 쪽은 전북이었다. 미드필드 공방전이 계속되자 전북은 후반 11분 홍진섭 대신 김형범을, 19분엔 스테보를 빼고 최태욱을 넣었다. 대전도 후반 17분 김용태 대신 강구남을 투입했고, 31분에는 황병주 대신 강선규를 내보내 역전골을 노렸다. 그러나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아슬아슬한 기회를 두어 차례씩 주고받았으나 수문장 최은성과 권순태가 안정된 방어를 펼쳤다. 그러나 끈기와 근성을 보인 팀은 대전이었다. 7452명의 관중들이 거의 다 무승부로 생각한 가운데 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박성호가 찔러준 패스를 전북 수비가 걷어내지 못한 채 그대로 흘렀고, 이를 고종수가 넘어지듯, 텅 빈 골문에 차 넣어 승부를 갈랐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