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최하위' 우리, 너무 더딘 페이스
OSEN 기자
발행 2008.03.20 08: 0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산 넘어 산이다. 제8구단으로 출범한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가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로 처졌다. 시범경기 8게임을 소화한 히어로즈는 2승1무5패, 승률 2할8푼6리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전년도 챔피언 SK도 시범경기에서 3승6패로 전체 7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경기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불안함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히어로즈는 시범경기 팀 방어율(5.22)·득점(24) 모두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다.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은 5점 미만의 팀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팀 타율(0.215)·출루율(0.279)·장타율(0.265)도 모조리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히어로즈의 모태가 되는 현대 유니콘스는 지난해 팀 타율·출루율 1위에 장타율 2위를 차지한 타격의 팀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팀 실책도 9개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히어로즈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진이다. 팀 창단 과정에서 무수한 잡음이 일어나며 제대로 된 동계훈련을 치르지 못했다. 제주도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전지훈련을 치렀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창단 작업과 고액연봉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이 늦어지며 팀 전력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선수 제이슨 스코비와 클리프 브룸바도 뒤늦게 계약하고 합류해 서서히 준비해 가는 과정이다. 여기에다 장원삼·황두성·이택근·정성훈 등 투타 핵심 요원들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느라 팀 합류가 많이 늦어져 버렸다. 특히 ‘연봉 후려치기’로 자존심이 무너진 베테랑들이 시범경기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준호는 16타수 1안타, 송지만은 17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다. 김수경도 지난 16일 목동 삼성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2볼넷으로 5실점했다. 박준수도 2경기에서 7피안타를 맞으며 방어율 12.00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에서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른 4명과 외국인선수 2명도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택근과 정성훈은 나란히 7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고, 장원삼과 황두성도 정상 컨디션과 거리가 멀다. 벌써부터 훈련부족으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페이스가 너무 더디다. 히어로즈를 이끄는 이광환 감독은 “오히려 2군 선수들이 더 잘친다. 1군 선수들의 타격 타이밍이나 페이스가 너무 늦어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내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였다. “전준호가 15타수 만에야 첫 안타를 쳤지만, 방망이는 차차 맞아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만에 다녀온 4명의 선수와 외국인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모두 프로선수들인 만큼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 이 감독의 말이다. 특히 이 감독은 “정성훈이 타격에 재질이 있어 기대가 크다. 장원삼도 선발투수로 제 몫을 잘 해낼 것이다. 황두성은 선발로 할지 마무리로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주축 선수들에게 기대를 표했다. 이와 함께 젊은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과거 구위를 회복한 마일영에 김성현·조순권·장태종 등 신진급들이 눈에 띄고 있으며, 야수로는 유재신·강정호·장기영 등을 시범경기에서 중용하고 있다. 이 감독은 “김성현을 주목하고 있다. 조순권도 마당쇠 스타일이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유재신과 강정호도 보면 볼수록 괜찮다. 근성도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 신진급들이 본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범경기 성적도 시원찮은 판에 페넌트레이스에서 성적은 불보듯 뻔하다. 하루빨리 연봉 재계약을 매듭짓고 주력 멤버들을 중심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할 히어로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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