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우완 유망주 유원상(22)이 시범경기에서 제3선발로 인정받았다. 유원상은 올 시범경기 3게임 모두 선발 등판, 1승1패 방어율 3.7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일 대전 KIA전에서 4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무난한 출발을 한 유원상은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19일 대전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며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유원상에 대해 “생각 외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6년 한화 역대 최고 계약금에 해당하는 5억5000만 원을 받으며 입단한 유원상은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로 데뷔 첫 해 1군에도 오르지 못했다. 2년차가 된 지난해에도 8월까지 2군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엔트리가 확대된 9월 1군에 올라와 깜짝 활약으로 가능성을 보이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방어율 2.25를 기록하며 류현진과 함께 미래의 원투펀치가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류현진-정민철에 이어 제3선발로 확정된 유원상은 시범경기에서도 비교적 선방, 제3선발로 시즌을 맞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선발투수로서 유원상이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김인식 감독은 “공의 구위는 좋은데 제구력이 안 좋은 것이 흠”이라며 “공을 낮게 던지는 피칭을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들쭉날쭉한 제구력,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공이 유원상의 대표적인 문제점들이다. 실제로 유원상은 시범경기 3게임에서 14⅓이닝 동안 사사구 8개를 기록했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5.02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9이닝당 사사구가 2.25개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스트레이트 볼넷도 3개나 기록했다. 갑작스런 제구 난조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던진 253개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148개로 비율이 58.5%에 불과할 정도로 볼이 많았고, 이닝당 투구수도 17.7개로 많았다. 하지만 유원상도 생각이 있다.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이고 볼 스피드를 높이는 데 치중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에 맞춰 밸런스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19일 히어로즈전 이후 유원상은 “원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지만 오늘은 146km가 최고였다.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지만 스피드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아져 공이 높게 제구됐다”고 밝혔다. 이날 유원상은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대 초반에 그쳤지만, 슬라이더는 129~137km를 형성했고 커브도 최저 시속 124km를 마크했다. 구속의 가감을 이용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젊은 투수가 볼 스피드를 신경쓰는 것은 나쁘지 않다. 싱싱한 어깨는 최대한 활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파워피처들은 제구가 흔들려도 구위로 먹고 살 수 있는 법이다. 실제로 유원상의 시범경기 피안타율은 2할3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공에 힘이 있다는 증거. 제구력 난조만 어느 정도 해소한다면 ‘파워피처’ 유원상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고신인으로서 신인왕 레이스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