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부진' 전북, 외형만큼 질적 성장 '절실'
OSEN 기자
발행 2008.03.20 09: 04

"외형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져야 해요". 전북 현대를 이끌고 있는 최강희 감독의 이유있는 한숨이다. 요즘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전북이다. 시즌 들어 정규리그와 컵대회서 벌써 3연패. 아직까지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지난 19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8 개막전 B조 경기서 전북은 김호 감독의 대전 시티즌에 1-2로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초반 2경기서도 내리 1-2로 졌기 때문에 쓰라림은 더했다. 부산 아이파크에 1-2로 패했고, 이어 FC 서울과 홈 경기서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최악의 상황. 세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휘슬이 울릴 무렵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부산전서 전북은 전반 11분 스테보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전반 45분 한정화에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13분 김승현에 역전골을 내줬다. 서울과 올해 첫 대결도 뭔가 풀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데얀에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어렵사리 전반 35분 조재진의 부활포로 동점을 이뤄냈지만 종료 3분을 남기고 박주영에 결승골을 허용했다. 지긋지긋한 '휘슬 징크스'는 대전과 컵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4분만에 제칼로가 축포를 쏘아올렸지만 2분 뒤 박성호에 동점을 내줬고, 종료 6분을 남기고 고종수에 막판 실점했다. 대전전이 끝난 뒤에도 한참동안 안타까운 표정으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던 최 감독은 "모든 게 안풀렸다. 속상하다"고 괴로운 속내를 드러냈다. 최 감독은 경기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도 "아직 팀이 완성이 안됐다. 경기 막판 상황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팀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고, 이는 또 한번 재현됐다. 누구보다 열심히 동계훈련을 준비했고, 착실한 전력 보강을 통해 큰 성장을 이룬 전북이다. 최 감독도 "외향적으로는 분명 나아졌다. 다만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최태욱과 김형범이 엔트리 리저브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인프라는 확실하지만 팀 내에서 요긴하게 쓰일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국내 모 프로 감독은 "전북은 모두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충분한 선수층을 가졌다. 그러나 뭔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조재진은 있는데 이를 받쳐줄 만한 멤버가 없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리있는 얘기다. 최 감독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특별히 구단으로부터 압박받는 것은 없다"고 했지만 전혀 부담이 없다면 거짓이다. 한마디 말 뒤에 따른 깊은 한숨은 이를 증명한다. "10번을 모두 져도 한 번을 이기는 길을 택하겠다. 천천히 바꿔나가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최 감독은 당장이 아닌 먼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 길은 너무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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