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줬는데 안될 것 같다". 3년만에 복귀를 노리던 SK 투수 이승호(27)가 화려한 비상을 잠시 미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는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선발로 나왔지만 3이닝 동안 무려 6개의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투구수는 모두 62개. 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피안타 1실점에 그쳤지만 4회 두 명의 타자에게 연거푸 볼넷을 허용한 뒤 송은범과 교체됐다. 총 62개를 던졌고 직구 최고구속은 142km에 그쳤다. 김성근 SK 감독은 경기 후 "아직 안될 것 같다"며 "2군에서 시작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해 사실상 이승호의 개막 엔트리 탈락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승호는 지난 2004년 15승(9패)을 올리며 SK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러나 2006년 어깨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렸고 3년만인 올시즌에 엔트리 진입을 노렸다. 스프링 캠프 때 만족스런 평가를 받아 SK 선발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 감독도 경기 전까지 이승호의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포함해 두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6이닝 동안 4피안타 10개의 4사구로 부진했다. 지난 12일 문학 LG전에서는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2자책)했다. 결국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이 이승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한편 선동열 감독은 이날 선발로 나선 윤성환에게 후한 점수를 매겼다. 선 감독은 "초반에는 불안해 걱정했는데 제구력이 안정되고 있다"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도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윤성환은 "스프링 캠프 때 허리가 좋지 않아 20일 정도 쉬었다"며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지난 15일) 이후 나아지고 있고 선발을 염두에 두고 전지훈련을 소화해 로테이션 진입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