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사극 ‘쾌도 홍길동’이 연예인 병역 비리 문제를 풍자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20일 방영된 KBS 2TV 미니시리즈 ‘쾌도 홍길동’(홍정은 홍미란 극본, 이정섭 연출) 23회에서는 병조판서 자리에 오른 활빈당 당수 홍길동(강지환 분)이 양반들도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격 훈련시키는 장면이 방송됐다. 조선시대에 ‘군대’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홍길동은 “신체 건장한 사내들이 군대 가는 건 당연하다”며 불만을 품은 사람들에게 응수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양반 자제들이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 둘러대는 핑계다. 한 무리의 양반 자제들이 홍길동에게 “십자인대 파열이다” “정신병이다” “난 청나라에서 태어나 청나라 국적이 있다. 조선 국적이 아니니 면제해 달라”고 떼를 썼다. 시청자들은 양반들의 행태에 웃음을 터뜨렸지만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어이없어 웃음만 나오는 이런 상황이 현실에서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많은 연예인, 유명인, 재벌가 자제 등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병역 비리를 저질러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홍길동은 병역 비리에 분노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조선 사람 모두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날”을 만들겠다고 약조했다. 뿐만 아니라 감찰을 나가 양반가 곳곳에 숨겨진 비밀장부와 비자금을 모두 찾아 내 “비리없는 그날까지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홍길동의 노력도 조정 관료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수포로 돌아갔지만 시청자들은 짧은 시간 대리 만족을 느꼈다. 한편 다음주 종영을 앞두고 홍길동이 “평등한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왕(장근석 분)과 반목해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