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북한전 선발 경쟁 '불꽃'
OSEN 기자
발행 2008.03.21 09: 25

"훈련이 아닌 실전으로 생각하라". 35분 가량 진행된 슈팅 훈련도 시험 무대였다. 지난 20일 오후 파주 NFC서 2기 허정무호가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북한전에 대비한 첫 훈련을 시작했다. 해외파 6명과 오른쪽 발목 염좌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오장은 그리고 같은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종민을 제외한 16명은 19일 하우젠컵 개막전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20분 간의 러닝과 스트레칭이 끝나면서 몇몇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예상치 못했던 훈련에 임해야 했다. 경기에 뛰지 않았던 한태유의 패스를 받은 조재진이 슈팅으로 연결하던 연습이 어느새 박주영, 염기훈까지 참가한 공격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슈팅 훈련이 되고 만 것이다. 여기에 덩달아 김영광, 김용대, 정성룡 등 따로 훈련하던 수문장들도 경쟁적인 분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다. 비록 수비수를 세워놓고 한 훈련은 아니었지만, 가상의 박지성으로 상정된 한태유의 패스를 받아 날리는 터닝슛, 2대1 패스로 골키퍼를 확인하고 날리는 슈팅 등 다양한 훈련은 35분 간 지속됐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허정무 감독은 날카로운 지적으로 선수들을 긴장케 했다. 박주영의 슈팅이 두 번 연속 김영광의 선방에 막히자 "골키퍼 기분 맞춰주나"고 지적하더니 김영광에게는 "하루 종일 누워 있을 거야"라고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여기에 염기훈이 멋진 칩샷을 성공시킨 후 쉬운 슈팅을 놓칠 때는 "실전에서 이런 일이 많다"며 "훈련을 위한 슈팅이 아니다"고 호통을 쳤다. 허 감독은 "훈련이 아닌 실전으로 생각하라"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외치며 선수들의 분발을 재촉했다. 허 감독의 발언은 그만큼 이 훈련이 중요하다는 뜻이자 이날 훈련 결과에 따라 선발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는 설기현의 합류로 긴장하고 있는 공격진과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문장 후보 3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경기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여전했다. 허 감독은 "선수 컨디션과 팀 적응력을 중심으로 선발 라인업을 짜겠다"며 선언했고, 선수들은 지친 얼굴로 훈련장을 빠져 나갔다. 허정무호는 지난 17일 발표된 최종명단으로 또 한 번의 무한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소집 첫 날부터 경쟁 구도에 돌입한 허정무호가 오는 26일 북한전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더욱 기대되고 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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