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프로축구 초반 '흥미진진'
OSEN 기자
발행 2008.03.21 09: 40

프로축구 초반 양상이 매우 흥미롭다. 구단별 명성이나 화려함은 필요가 없다. 강호라고 해서 전부 이기는 것은 아니다. 약 팀이 예상을 깨고 상대의 덜미를 잡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를 제외하고 K리그 초반 2경기와 컵 대회까지 포함해 각 팀들은 3경기씩 소화했다. 전승을 거둔 경우는 없다. 전통적인 구도가 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초반 판도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팀 성남 일화의 부진이 의외다. 튼실한 전력 보강을 갖춘 전북 현대와 전남의 연패 행진도 눈길을 끈다. 반면 광주 상무, 부산 아이파크, 대구 FC 등 만년 약체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성남은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확 달라진’ 광주와 원정 개막전을 가진 성남은 고전 끝에 1-1로 비기는데 그쳐야 했다. 종전 광주전 2연승도 소용없었다. 성남은 수원 삼성과 홈 경기서 2-2로 비겼고 컵 대회에선 대구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조재진, 최태욱, 권집 등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던 전북과 FA컵을 2회 연속 제패한 전남은 나란히 3, 4연패를 당하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리그 개막전서 전남을 2-1로 잡은 뒤 2연속 패배로 흔들렸다. 광주가 가장 소리없이 강한 팀으로 변모했다. 김승용, 박동석 등 주전급 에이스들이 요소요소에 포진해 박강조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다. 광주는 성남과 비기고, 지난 주말 경기에선 경남 FC를 2-0으로 눌렀다. 컵 대회에선 울산 현대와 0-0으로 마쳤다. 황선홍 신임 감독과 ‘부활한’ 안정환이 함께 쓰고 있는 부산의 신화도 재미있다. 개막전서 전북을 2-1로 꺾고, 지난 주말 대구에 2-3으로 역전패했지만 지난 19일 컵 대회선 안정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눌렀다. ‘총알’ 변병주 감독의 대구는 첫 경기서 경남에 2-4로 크게 졌으나 금세 전열을 가다듬고, 리그 2차전 상대인 부산을 3-2로 제압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컵 대회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성남을 2-1로 꺾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그렇다고 모든 팀들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수원 삼성은 리그서 1승 1무를 기록했고, 컵 대회에서는 1승을 챙겼다. 울산과 FC 서울은 나란히 1승 2무씩 기록하고 있으며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장외룡 감독이 복귀한 인천도 2승 1패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판도는 쉽게 점칠 수 없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는 게 리그 순위다. 몇몇 강호들이 삐걱거리고 있다 해도, 또한 약체들의 강세가 돋보여도 언제든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올 시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은 틀림없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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