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예능은 MC 훈련 무대?
OSEN 기자
발행 2008.03.21 10: 55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의 MC 선발기준에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지난 2004년 지상파 KBS TV에서는 예능전문 MC를 서바이벌 형식으로 뽑은 적이 있다. 당시 총 850여명의 지원자 중 치열한 예선을 거쳐 10명의 본선 진출자들을 선발했고, 다시 최종 우승자를 가려냈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의 사정은 이와 전혀 다르다. 갓 이름표를 가슴에 단 신인이나 가수인지 연기자인지 분야가 모호한 연예인들까지 너도나도 쉽게 큐카드를 손에 집어들고 카메라를 응시한다.
이 같은 현상에는 케이블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상파로 진출하고자 하는 신인들이 많아지는 현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지상파 출연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언제든 지상파를 노릴 수 있는 배움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케이블계의 이효리로 불려지는 VJ 김나영이나, LJ 이주연, 왕배, 노홍철 등 케이블로 이름을 알린 후 지상파에서 성공적인 진출을 한 연예인들의 예가 많아진 것도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솔직히 전문 MC들과 한번도 프로그램을 진행해보지 않는 이들이 MC를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신인들은 큐 카드를 손에서 떼지 못하고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진행을 할 뿐이지만 전문MC들은 대본을 모두 숙지한 채 그들만의 애드리브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낸다는 얘기다.
지상파 모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화보와 가수활동으로 바쁜 모 연예인도 조만간 케이블에서 MC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어를 듣고 이해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제대로 받아치기는 아직 익숙지 않아 솔직히 걱정”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물론 MC분야에 관심있는 신인이 MC의 꿈을 위해 케이블에서 먼저 도전장을 내민다거나 다른 분야에 있지만 평소 도전하고 싶은 분야이기에 한번 해보는 것은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모호한 기준의 케이블 MC채용은 시청자들에게 물음표와 함께 케이블계 전체 이미지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둬야할 필요가 있다.
y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