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땅볼 투수'로 변신 중
OSEN 기자
발행 2008.03.21 12: 48

'이제 땅볼 투수가 되련다'. LG 트윈스의 1선발 박명환(31)이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와 가진 자신의 2008 프로야구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박명환은 경기가 끝난 후 "시범경기에 등판해 가장 오래 던진 경기인 것 같다. 컨디션이 괜찮아 여러가지 공을 시험해 봤다"라고 밝혔다. 박명환은 이 경기에서 최고 145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으며 총 87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짧고 빠르게 떨어진 컷패스트볼이다. 컷패스트볼은 슬라이더보다 빠르고 짧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땅볼 타구를 유도하는 데 좋은 무기가 된다. 박명환의 컷패스트볼은 최고 141km의 구속을 잠실구장 전광판에 새겼다.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것이다. 박명환은 한때 '탈삼진의 귀재' 중 한 명이었다. 박명환은 두산에서의 마지막 3년 간 407개의 탈삼진(393⅓이닝)을 기록했다. 9이닝 당 탈삼진 개수가 9.31개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로 2004년에는 탈삼진 1위(162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LG 이적 후 박명환은 달라졌다. 박명환은 지난 시즌 155⅓이닝을 던지면서 117개의 탈삼진(9이닝 당 6.78개)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박명환의 탈삼진수는 점점 떨어졌다. 대신 후반으로 갈수록 총 투구수 중 스트라이크 비율은 더욱 높아졌다. 8월까지 기록한 박명환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59.4%였던 반면 9,10월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62.8%다. 이는 박명환이 점차 땅볼 투수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공을 많이 던지면서 삼진을 잡기보다 스트라이크 존을 노려 타자의 스윙을 유도한 뒤 범타를 이끌어내겠다는 심산이다. 땅볼 투수는 투구수를 절약하며 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실점 가능성 또한 커진다. 실제로 박명환은 인터뷰에서 "5회 맞은 3루타는 승부처에서 컷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허용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명환은 "경기를 6회 이상 오래끌고 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단순히 승리요건이나 퀄리티스타트를 노리는 투수가 아니라 계투진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는 뜻이다. 박명환의 '변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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