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던질 수록 자신감이 붙네요". 6일 만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른 정성기(29.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여유 있게 웃었다. "오늘따라 공이 마음 먹은 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면서도 결과가 만족스러운 듯 편안한 목소리였다. 정성기는 22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시범경기 들어 3번째 등판했다. 지난 16일 탬파베이전 이후 일주일 여 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정성기는 경기 후 전화통화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몸에는 이상이 없는데 오늘따라 공이 긁히지 않아 고생 좀 했습니다". 이날 정성기는 클리블랜드의 주력 타자들을 상대했다. 클리블랜드는 1번 그래디 사이즈모어부터 9번 켈리 쇼팍까지 정규시즌 주전라인업을 내세웠다. 애틀랜타는 초반 3-0으로 앞섰지만 2번째 투수 라이언 드레시가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제구력 난조로 4회 4점, 5회 2점을 내줘 경기를 뒤집혔다. 정성기가 투입된 시점은 3-6으로 팀이 끌려가던 5회 무사 상황. 하지만 그는 구원투수의 임무를 제대로 소화하며 추가실점없이 2이닝을 무사히 막았다. 시범 3경기 방어율은 2.70으로 부쩍 좋아졌다. 정성기는 "가장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슬라이더가 전혀 안됐다. 바깥쪽을 노리고 던지면 안쪽으로 들어가더라. 오늘은 구위와 제구력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성기가 기록한 아웃카운트 6개는 삼진 없이 땅볼로 1개, 뜬공으로 5개로 잡은 것. 삼진은 없었다. 그는 "투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노리고 던진 공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니 타자들이 방망이에 맞히더라. 다행히 정타는 없었고, 내야와 외야 사이로 떨어어지는 평범한 플라이에 그쳤다"면서 "컴퓨터 게임에서 보던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아무 공에나 막 휘두른 덕분"이라며 웃었다. 그간 정성기는 잠깐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훈련하기도 했지만 주로 메이저리그 선수단의 시범경기를 따라다녔다. '5분 대기조'의 특성상 다음 등판일을 기약할 수 없지만 "이제 시범경기서 3번 등판했는데 계속 공을 던질 수록 자신감이 붙는다. 다음에는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할 것 같다"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