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환영받지 못하는 홈런왕의 또다른 굴욕인가. 정규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도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배리 본즈(44)가 그토록 고대하던 '입단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본즈를 영입하겠다고 나선 곳은 메이저리그가 아니다. 심지어 정규 마이너리그도 아닌 독립리그다. 텍사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에서 단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독립리그인 애틀랜틱리그의 회장인 조 클라인은 22일(한국시간) 본즈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애틀랜틱리그는 다음달 26일(한국시간) 개막하는데 본즈가 그 때까지 직장을 구하지 않으면 리그에 소속된 한 구단에서 뛰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어쩌면 '허풍'으로도 들리는 이같은 클라인의 큰소리에는 이유가 있다. 빅리그에서 퇴출된 뒤 애틀랜틱리그에서 활약하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간 선수만 40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록 독립리그이지만 본즈도 이 곳에서 활약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애틀랜틱리그를 거쳐 빅리그로 승격한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통산 도루왕 리키 헨더슨을 비롯해 빅리그 최초의 '40-40' 주인공 호세 칸세코, 호세 리마와 루벤 시에라 등이 그들이다. 클라인은 "우리의 대표상품은 단연 시에라"라며 "올스타 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이 곳에서 재충전한 뒤 빅리그로 다시 진출, 6년을 더 뛰었다"고 말했다. 거물들이 뛴 곳이지만 리그가 리그인 만큼 대우는 박하다. 선수들이 매달 받는 임금 상한선은 3000달러에 불과하다. 리마는 한때 "내 한 달 휴대폰 사용료보다 적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뛸 수 있는 곳이 중요하지 돈은 문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은 봉급 대부분을 자선재단에 기부한다. 이들의 경기장에는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참관한다. 스카우트들의 눈에 띌 경우 메이저리그 재진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점을 들어 클라인은 본즈가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믿는다. 만약 본즈가 흥미를 보인다면 리그에 소속된 여러 구단 가운데 원하는 한 팀에서 뛸 수 있는 특권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본즈가 원하면 어떤 것이든 들어줄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우선 한 팀에서 뛴 후 시즌 후반 마음이 바뀌면 우승이 유력한 팀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도 있다. 설립 10년이 된 애틀랜틱리그는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C. 등 대서양 인근 대도시를 연고로 하는 8개 구단이 참가하고 있다. 클라인은 "우리가 경기하는 야구장은 4500∼7000명 수용규모로 거의 전 경기가 매진이다. 관중이 꽉 들어찬 경기장이므로 선수들이 경기할 맛이 난다"고 자랑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제안을 본즈는 과연 받아들일까.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