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 '제2의 데이비스'가 될 수 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8.03.22 09: 34

'제2의 데이비스를 기대한다'. 한화 이글스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2003년 제외) 제이 데이비스라는 걸출한 왼손잡이 외국인 선수를 보유했던 팀이다. 데이비스는 한국 무대 첫 해 30홈런 35도루를 기록하는 등 호타준족으로 명성을 떨친 외야수였다. 타격은 기본에 수비, 주루플레이까지 갖춘 최고의 주포였다. 한화가 지난 시즌 .321 22홈런 85타점을 기록한 좌타자 제이콥 크루즈(삼성)를 보내고 데려온 선수는 외야수 덕 클락(32, 우투좌타)이다. 크루즈는 탁월한 공격력을 자랑했으나 발이 느린 그에게 중견수 수비나 날렵한 주루플레이는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클락은 지난 21일까지 11경기에 나와 2할2푼9리 3홈런(공동 2위) 8타점(공동 3위)을 기록했다. 타율은 낮지만 장타력이 제법이다. 발도 빨라 크루즈가 하지 못했던 중견수 수비와 주루플레이도 곧잘 소화해낸다. 한화 홍보팀의 프로야구 선수 출신 김장백 씨는 클락에 대해 "정교한 타격을 기대했는데 생각 이상의 파워를 갖춰 코칭스태프가 기대하고 있는 중"라고 밝힌 뒤 "크루즈가 할 수 없었던 수비, 주루 측면에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친화력이 좋아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예전 데이비스 같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불안 요소도 있다. 클락은 한화 입단 직전 멕시칸 리그에서 3할9리 7홈런 22타점(64경기 출장)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기록을 좀더 살펴보면 불안한 점이 보인다. 득점권에서 타격이 2할 14타점으로 저조했고 왼손투수를 상대로 2할4푼7리 5타점에 그쳤다. 반면 지난 시즌 크루즈는 득점 찬스에서 3할3푼3리 9홈런 64타점의 뛰어난 타격을 펼쳤다. 크루즈는 왼손투수와의 대결에서도 2할8푼4리 5홈런 25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어 클락과 대조를 이룬다. 클락은 20, 21일 LG와 시범경기 2연전에서도 약점을 보여주었다. 2경기 연속 선발 3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클락은 LG 선발 박명환(20일), 옥스프링(21일)의 공에 6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컷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 같은 빠른 변화구에 대처하는 능력은 있었으나 체인지업, 커브를 공략하는 데 실패하며 부진했다. 한화는 클락에게 데이비스와 같은 '만능'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클락의 활약이 공·수·주 모든 면에서 기대에 못미친다면 팬들은 데이비스만이 아닌 크루즈까지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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