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갑작스런 마이너경기 등판 '왜?'
OSEN 기자
발행 2008.03.23 05: 32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했다. 팀내 입지와 관련,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병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열린 트리플A 경기에 전격 등판했다. 인디애나폴리스(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노퍽(볼티모어 산하)과의 마이너리그 홈경기에 구원 등판, 1이닝을 3자범퇴로 막았다. 투구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엄연한 빅리거인 김병현이 왜 트리플A 경기에 나섰냐는 것. 지난 20일 뉴욕 양키스전에 등판한 김병현은 예정대로라면 23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던질 차례였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김병현은 하루 등판, 이틀 훈련의 일정을 빠짐없이 소화해 왔다. 그러나 사전 예고 없이 하루 앞선 22일 마이너리그 경기에 나서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현은 시범 4경기(4이닝) 동안 9피안타 8실점을 기록, 방어율 18.00으로 부진했다. 특히 9안타 가운데 홈런이 5개나 돼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입증했다. 문제는 피홈런 5개 가운데 4개를 우타자에게 허용했다는 것. 피츠버그는 잠수함 투수인 김병현이 오른손타자에게 특히 강했다는 점을 영입의 배경으로 꼽았다. 경기 후반 그가 상대 오른손타자를 처리하고, 좌완 다마소 마테가 왼손타자를 상대한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캠프 참가가 늦어진 김병현은 시범경기서 오른손 타자들에게 장타를 내리 허용하며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존 러셀 감독은 "과거 김병현은 우타자를 상대로 성공을 거뒀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김병현의 개막전 빅리그 합류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는 '김병현이 불펜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은 멀어져만 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피츠버그는 김병현을 정규시즌 개막 전 방출할 경우 30만 달러를 그냥 포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재정형편이 넉넉치 않은 피츠버그가 김병현을 붙박이 셋업맨으로 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김병현의 구위와 성적이 기대에 어긋나자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물론 속단은 금물이다. 시범경기서 메이저리그 선수가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하는 일은 가끔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도 최근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트리플A 경기에서 투구감을 가다듬었다. 피츠버그는 24일 양키스와의 홈경기 선발로 폴 마홈을 예고했을 뿐 등판 가능한 구원투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23일 탬파베이전이 비로 취소된 점을 감안하면 투수들의 등판 일정은 변동이 불가피하다. 피츠버그는 오는 30일 미네소타와의 마지막 시범경기를 마치고 4월1일 개막전을 위해 애틀랜타로 이동한다. 김병현이 조만간 메이저리그 경기에 다시 나서 호투한다면 모든 의문은 사라질 것이다. 김병현과 피츠버그에겐 1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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