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연애에 빠졌던 그가 늠름한 육군 장병으로 돌아왔다. 충무로의 유망주 이영훈(26)이다. 최전방의 미스터리 수사극 ‘GP506’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했다. 영화 속 의문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강상병 역이다. 황사가 잠시 숨을 죽인 어느 봄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이영훈을 만났다. 다부진 몸매와 거친 말투가 영화속 강상병의 이미지와 교차된다. 전작 ‘후회하지 않아’의 수민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그뿐일까. 인사를 나누며 활짝 웃는 그의 미소에서 영화 ‘GP506’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수 있다. 신예라고 부르기에는 탄탄한 연기 경력을 가진 강상병, 이영훈을 만났다. ㅡ시나리오를 봤을 때 첫 느낌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수창 감독님이 워낙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쓰시지 않는가. 강상병 역을 보고 욕심이 났다. 그래서 감독님의 전 작품 '알포인트'를 여러번 모니터링 하면서 역할을 준비했고 결국 캐스팅됐다. ㅡ감독과 배우들 간의 호흡은. ▲공창수 감독님의 특징은 배우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는 점이다.배우든 스태프든 각자가 해 낼 역할을 늘 믿어주신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천호진 선배님께 연기 지도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영화상에서 내가 의식 불명 상태라 천호진 선배와 함께 하는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다. 조현재 형 같은 경우는 정말 친 형 같았다. 촬영 내내 내가 형에게 많이 의지했다. ㅡ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감독과 배우들에게 100% 맡기는 감독 중 어느 쪽이 편한가. ▲내가 아직 배우로서 배테랑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감독님이 그냥 편하게 맡겨주시는 건 아직 부담스럽다. 하지만 'GP506'에서 공창수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ㅡ투자 때문에 촬영이 중단됐었다는 얘기들 들었다. 당시 심정이 어땠나. ▲놀라기는 했지만 곧 영화를 다시 찍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좋은 영화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위해 짧게 깎은 머리도 기르지 않고 계속 짧게 깎은 머리도 기르지 않고 계속 짧게 유지하고 있었다. 다행히 3개월 후에 다시 영화 촬영에 들어갔고, 크랭크업을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제작 보고회 때 감독님이 "긴 시간동안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셨는데, 그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함께 한 식구들 모두 그랬을 것이다. ㅡ전투 장면이 많았는데, 부상은 없었나. ▲천호진 선배 눈에 파편이 튀어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하지만 상처가 심각하지 않아 곧 다시 촬영할 수 있었다. 나는 촬영 중에 부상을 당한 적은 없었는데, 야외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다가 코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영화를 지장을 줄 까봐 감독님께는 살짝 다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할 만틈 상태가 심각했다. 오히려 코에 생긴 사처가 강상병 역할과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ㅡ영화 장르 상 특수분장이 많았을 텐데 불편하지 않았나. ▲영화 속에 전투신이 많아 상대적으로 특수분장을 하는 일이 많았다. 특수분장의 강도를 5단계까지 나눈다면 나는 3단계 정도 수준에 속하는 보통의 특수분장을 받았다. 극 중에서 온 몸이 피범벅이 된 채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특수 분장에 사용된 물엿과 커피가 굳어서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몸을 움직이려면 분무기로 물을 뿌려 녹여야 하기도 했다.(웃음) ㅡ미니홈피를 보니, 팬이 많더라. ▲영화 '후회하지 않아' 이후에 ‘훈바라기’라는 공식 팬클럽이 생겼다. 영화 속의 수민이 모습을 많이 사랑해 주셨는데, 실제로는 활발한 내 모습을 보고 더 좋아해 주시는 팬도 있고, 조금 실망하는 팬도 있다. 팬들이 내 모습중에 코가 제일 예쁘다고 '루이비코'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인라인을 타다가 생긴 상처때문에 팬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웃음) ㅡ앞으로 어떤 배우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싶은가. ▲배우로서는 다양한 역할로 여러 가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인간적으는 변함이 없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지금도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 잊지 않고 항상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겠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 보다는 가끔은 뒤를 돌아보며 반성할 줄 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