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영표(31, 토튼햄 핫스퍼)와 설기현(29, 풀햄 FC)은 최근 경기력에 대해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23일 저녁 중국 상하이 위안선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 첫 현지 훈련을 앞두고 20여 명의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가진 이영표와 설기현은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경기 감각을 놓고 서로의 생각이 엇갈렸다. 먼저 만난 이영표는 소속팀에서 최근 잦은 결장과 함께 높아지고 있는 우려에 대해 "축구에서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불만은 없다"면서 "경기력 자체에는 개인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반면 설기현의 생각은 이영표와 달랐다. 어찌보면 좀 더 솔직했다. 역시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설기현은 "경기 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을 빨리 끌어올리기 위해 부지런히 팀 훈련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두 선수의 목표는 똑같다. 오는 26일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리게 될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서 승점 3점을 올리는 것이다. 이영표와 설기현은 한결같이 "이번 북한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선발 출전을 희망할 수 밖에 없다. 이영표는 "박지성 등 기존 멤버들은 워낙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짧은 시간 밖에 손발을 맞출 수 없겠지만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한 선발 출전 의지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 약 11시간에 달했던 긴 비행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영표와 설기현은 이날 한 시간 반 가량 비교적 강도높게 전개된 대표팀 훈련를 모두 소화하는 열성적인 태도를 보여 대표팀 코치진들의 호평을 받았다. 훈련 지도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던 허정무 감독은 "솔직히 오늘(23일) 합류했던 이영표와 설기현 등 해외파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려고 했지만 본인들이 스스로 훈련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대표팀 엔트리에 선발된 해외파에 이들 두 명만 있는 게 아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웨스트 브롬위치에 소속된 김두현(26)도 설기현, 이영표 등 동료들과 함께 대표팀에 합류해 적극적인 몸놀림으로 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4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27)과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사마라 FC의 오범석(24)이 선수단에 가세한다. 박지성도 경쟁자들과 주전 싸움에서 그다지 많은 기회를 부여받는 편은 아니다. 역시 감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공산이 크다. 23일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서 열린 기자회견서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경기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갖춰야 하고, 해외파와 기존 국내 선수들의 조합을 최적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해외파의 감각 회복이 북한전을 앞둔 대표팀 훈련의 핵심 사안이 됐다. yoshike3@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