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트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일일시트콤 KBS 2TV ‘못말리는 결혼’과 MBC ‘코끼리’는 5%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을 마지막으로 이렇다 할 인기 시트콤이 나오지 않고 있어 장르 자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줄었다. MBC는 ‘세 친구’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히트하면서 시트콤 강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남자 셋, 여자 셋’과 ‘논스톱 시리즈’는 송승헌, 조인성, 현빈, 한예슬, 박경림, 구혜선, 한효주, 정다빈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 ‘스타 등용문’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MBC 시트콤의 영광은 ‘거침없이 하이킥’까지 이어졌다. 초반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야동순재’ ‘식신준하’ ‘싹퉁혜미’ ‘꽈당민정’ 등 캐릭터가 제 색깔을 찾고 기발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KBS 일일드라마의 강세는 시청률의 발목을 잡았지만 UCC 등으로 끊임없이 이슈가 됐다.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도 큰 성공을 거둔 이유가 바로 화제성이다. 이후 방영된 ‘김치치즈 스마일’과 ‘코끼리’는 전작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끼리’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가슴 훈훈하게 그려가고 있지만 캐릭터 특징이 약하고 이야기도 무미건조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트콤도, 일일극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KBS는 시트콤에서 강세를 보인 편은 아니지만 ‘올드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라는 성공작이 있다. ‘올미다’는 노처녀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이고 코믹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으며 김영옥, 한영숙, 김혜옥, 임현식 등 중견 연기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하지만 최근의 작품에서는 영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동명의 원작 영화에서 모티브를 딴 ‘못말리는 결혼’이 제 색깔을 찾지 못한 캐릭터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결말이 뻔히 보이는 스토리에 식상한 에피소드 역시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런데 봄 개편기를 맞아 이들 시트콤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편성을 통한 분위기 환기를 추구하고 있는 것. KBS는 ‘못말리는 결혼’의 시간대를 오후 6시 50분에서 약 1시간 정도 늦게 편성하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해 연장 방송한다. 사람들의 귀가 시간이 늦은 점을 감안해 시간을 늦추고 내용을 보강하겠다는 방침이다. MBC 역시 개편을 맞아 ‘코끼리’와 ‘아현동 마님’의 편성을 바꾸는 안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트콤이 편성 변경으로 어떤 효과를 거두게 될 지 결과가 기대된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