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미디어데이에 진지한 '앓는 소리'
OSEN 기자
발행 2008.03.26 07: 5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25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기자회견. 8개 구단 감독 출사표에서 한화 김인식(61) 감독 차례가 되자 사회자는 '언어의 마술사'라고 소개했다. 멋쩍은 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특유의 앓는 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구대성과 이영우 같은 기폭제 역할을 한 노장 선수들이 수술 후 재활을 끝마치지 못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전력 보강이 없어 걱정이다. 4강 진출을 1차 목표로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3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가을잔치 단골손님' 한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소박한 목표였다. 김 감독은 이날 언어의 마술사답게 재치있는 멘트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4강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가장 안정된 팀은 SK다. 감독 나이가 제일 많지 않은가"라며 '최고령 감독' 김성근(66) 감독을 지칭했다. 이어 우리 히어로즈를 부를 때에도 이례적으로 "우리담배"라고 말하는 등 톡특한 어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신생팀 히어로즈 명칭이 익숙하지 않아 '우리담배'로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감독 특유의 앓는 소리가 이번에는 매우 진지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정민철-유원상의 1~3선발만 확정됐을 뿐 아직 나머지 4~5선발을 확정짓지 못했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첫 20년차 전설 송진우의 보직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송진우는 나이가 많아 중간계투로 연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간계투가 너무 불안한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 이상군 투수코치와 상의해 최종적으로 선발 로테이션과 1군 투수들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했다. 마무리 투수 브래드 토마스에 대해서는 "공은 좋지만 우습게 점수를 내준다. 딱 틀어막는 게 필요한데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자 덕 클락에 대해서는 "주루나 수비가 좋고 지명타자 활용폭도 넓어졌지만 아무래도 타격은 제이콥 크루즈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톱타자 고동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회복속도가 늦어지자 "안 되면 뺄 수 밖에 없다. 대신 김수연과 추승우를 기용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류현진에 대해서도 "그렇게 던지면 정말로 2군에 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앓는 소리를 하는 와중에도 긍정적인 면을 내다보았다. 특히 중심타선을 이끌어나갈 김태균과 이범호에 대해 "그 선수들을 매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정말 둘 다 잘할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이어 "구대성과 문동환이 복귀하는 시점이 우리 팀으로서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3~4월을 승부처로 짚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오래 쉬는 만큼 시즌 초반에 순위 경쟁에서 밀리면 곤란하다. 나중에 따라가기가 힘들다"며 시즌 초반 승부수를 띄울 것임을 암시했다. 특유의 앓는 소리는 계속되고 있지만 김인식 감독은 머릿속에는 이미 마스터 플랜이 다 짜여 있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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