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승 후보". "역시 예상됐던 결과". 올 시즌 전력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시범경기 결과 SK와 우리 히어로즈가 나란히 7위(4승 8패)와 8위(2승 8패 1무)로 처졌다.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시범경기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SK는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5연패에 빠져 있었고 히어로즈는 결국 6연패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뒤진 전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25일 시즌 개막 4일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는 두 팀에 대해 해석이 판이했다. 각 구단 감독들은 "8개 구단 전력이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할 정도로 실력차가 없다"면서도 일제히 "SK가 우승 후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들도 조심스럽지만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예상했다. 반면 롯데도 한 차례 언급된 데 반해 히어로즈에 대해서는 "무시할 수 없다"는 예의적이고 상투적인 평가만 나왔을 뿐 '우승후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마저 "시범경기를 통해 길고 짧은 것을 대봤는데 역시 우리가 짧더라"며 전력의 열세를 인정했다. 결국 이런 상반된 시선은 선수들의 훈련 상태는 물론 선수들의 사기까지 반영된 지난 시즌과의 비교 때문이다. SK는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했던 이호준과 조웅천을 붙잡는 등 마운드와 더불어 타선과 수비가 안정돼 있다. 성적은 안좋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레이번이 합격점을 받았고 로마노 대신 계약한 쿠비얀도 기대를 높였다. 우완과 좌완이 폭넓게 포진한 중간 투수진은 물론 타력과 수비에서는 1.5군급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눈에 띄었다. 모창민, 김준 등 신인들의 가세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선수 보강은 미미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천명한 것처럼 주전과 비주전간의 간격을 좁혔고 부상으로 빠진 전력도 속속 회복세로 돌아섰다. 반면 히어로즈는 이광환 감독의 말처럼 "4월까지는 시범경기" 모드여야 할 것 같다. 현대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훈련을 통한 체력이 뒷받침되고 나서 문제다. 히어로즈는 구단 인수 문제로 오프시즌 내내 뒤숭숭했고 전지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가장 좋은 컨디션의 투수가 70~80% 상태일 정도로 마운드가 부실한 편이다. 타선도 집중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연봉 후려치기'로 사기는 바닥권이다. 빠른 선수를 선호하는 이 감독이 젊은 선수로 세대교체를 선언한 점도 폭발력보다는 시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결국 4월을 어떻게 견뎌내는가에 따라 히어로즈의 올 시즌 성적도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위의 "히어로즈가 잘해 버리면 내년 프로야구판 전체에 몰아칠 '연봉 후려치기'는 불보듯 뻔하다"는 시선도 히어로즈로서는 부담스럽다. SK와 히어로즈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letmeout@osen.co.kr 김성근-이광환 감독. . . . . .
